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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의료·요양 지원받는 '통합돌봄' 내일 시행…노인·장애인 대상

중앙일보

2026.03.2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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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을 발표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인·중증 장애인이 집에서 의료·요양 등의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이 27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본격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통합돌봄 시행을 앞두고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전담 조직과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통합돌봄은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병원·시설 대신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지체·뇌병변 장애인 등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나왔지만, 몸이 약해 혼자 식사·청소·외출 등이 어려운 노인 등이 해당한다. 다만 장애인 통합돌봄은 102개 지자체에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향후 신청할 수 있는 지자체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옥 기자
통합돌봄이 시행되면 노후에 병원 대신 익숙한 집에서 지내는 게 가능해진다. 퇴원 후 돌봄 받기 어려워 다시 입원해야 하는 일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일일이 정보를 찾아가며 서비스를 각각 신청하던 수고로움도 덜 수 있다. 또한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간병 등 돌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통합돌봄은 대상자 본인이나 가족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된다. 소득 수준은 무관하다. 대상자로 판정되면 의료·요양·돌봄 등 서비스 욕구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통합지원회의에서 개인별 지원 계획을 세우고, 담당 부서 등과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3개월 단위로 모니터링도 이뤄진다. 신청부터 실제 서비스 제공까진 한두 달 가량 걸릴 전망이다.
휠체어를 탄 노인을 밀어주는 모습. 뉴스1
통합돌봄 대상자는 기존 국가 서비스 30여종, 지자체가 자체 개발하는 지역특화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집에서 진료나 간호를 받는 방문진료, 노쇠·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보건소 방문건강관리가 연계된다. 장기요양에 따른 주·야간 단기시설 보호 등이 가능하고, 인지 장애가 있다면 치매 관리나 치매 주치의도 이용할 수 있다. 지역특화서비스로는 병원 이동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이 있다. 각 서비스 유형별로 정해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재택의료를 비롯해 집에서 이뤄지는 돌봄이 활성화하면 재택 임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 조사(2019년)에 따르면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비율은 15.6%에 그치고 있다. 복지부는 통합돌봄 2단계(2028~2029년)에서 임종케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3단계(2030년 이후)에선 노쇠예방부터 임종케어까지 전주기 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복지부에 재택 임종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돌봄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생애 마무리까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장기요양 등 노인 돌봄에 정책적 관심을 더 기울여야 재택 임종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하지만 통합돌봄의 지역 간 인프라 격차는 여전하고, 예산·인력 부족 등의 우려도 큰 편이다. 대표적인 게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방문진료 등을 제공하는 재택의료센터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 1·2등급이 3088명인 경기 수원의 재택의료센터는 7곳이다. 하지만 장기요양 1·2등급자 수가 비슷한 경남 창원(2496명), 충북 청주(2456명)의 재택의료센터는 2곳에 그쳤다. 익명을 요청한 군(郡) 단위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은 재택의료 팀부터 구성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기존 의료·요양·돌봄서비스 예산과 별개로 통합돌봄 예산 914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돈이 넉넉하지 않아 신규 서비스 발굴 등은 갈 길이 멀다. 또한 시군구 본청과 달리 읍면동·보건소 담당자는 겸임이 대부분이라 업무 부담도 적지 않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통합돌봄이 제대로 되려면 예산이 제일 중요한데, 재원 자체가 부족하다. 그래서 원래 있던 사업 위주로 가고, 새로 추진하는 서비스도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대폭 늘려야 지자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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