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김용규)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 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 A씨(34)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친부 B씨(36)에 대해서도 학대를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부부에 대한 부수처분으로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와 취업제한 처분 명령 10년도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폭행하고 샤워기 물을 틀어둔 채 아기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지난해 8월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아들을 때리거나 침대에 던지고, 강하게 흔드는 등 총 19회에 걸쳐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검사가 “왜 아이를 학대했느냐”고 심문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송하다.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아이를 아프고 고통스럽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부모로서 제가 저지른 잘못을 책임지고, 무거운 형벌이 내려져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B씨도 최후 진술을 통해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아기 엄마의 행동을 눈치챘더라면, 더욱 신경 썼더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고민해 봤다”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고 검사를 통해 학대 영상을 처음 봤다. 충격으로 울고 또 울었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 구형은 최근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자리를 옮긴 정아름 검사가 맡았다. 사건을 수사했던 정 검사는 구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지난해 10월 27일 피해자 시신에 대해 검시를 했다. 제 팔뚝만큼 작은 아기가 차가운 철제 검시대 위에 누워 있었다. 그동안 많은 시신을 봤지만, 이 사건만큼 가슴 아픈 범죄는 없었다”며 울먹였다.
아동 학대 치사 혐의로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주거지와 병원 등을 압수수색하고, A씨 집 ‘홈캠’ 영상 4800여개를 분석하는 등 보완 수사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아동 학대 치사가 아닌 아동 학대 살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다. 홈캠 영상에는 A씨가 누워 있는 아들의 가슴과 머리를 발로 밟는 장면 등이 담겼다.
한편 이날 순천지원 앞 도로는 추모 분위기로 가득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근조 화환 170여개가 일렬로 정렬돼 있었다. ‘고의적 학대에 대해 단호한 엄벌을 촉구한다’, ‘해든아 영원히 기억할게. 편히 쉬어’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자발적 시민모임인 ‘아동학대 엄정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민들의 모임. 해든아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는 이날 오후 1시 기자회견을 갖고 “솜방망이 처벌은 또 다른 아이를 죽이는 판결”이라며 “가해자를 엄벌하고 아이를 지킬 법을 당장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해든이 사건은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학대 장면 등이 일부 공개됐다. 이후 피의자를 ‘엄하게 처벌해달라’는 내용 등의 탄원서 5500건이 법원에 접수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36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 A씨 부부에 대한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랐다. 지난 5일 시작된 청원은 7만8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