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막을 앞둔 북중미월드컵이 잇따른 금전적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껑충 뛰어버린 체류비와 티켓 가격에 더해 이번엔 입국 비자 보증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 산하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25일(현지시간)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본선 참가국 선수와 팬들이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 받으려면 적게는 5000달러(약 750만원)에서 최대 1만5000달러(약 2260만원)까지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제도는 특정 국가 국민이 관광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비자(B-1, B-2) 발급 과정에서 별도의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한 ‘비자 보증금 파일럿 프로그램(Visa Bond Pilot Program)’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불법 체류자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등장했다. 아프리카 31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다음달 2일 시행을 앞둔 이 제도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코트디부아르(E조), 튀니지(F조), 카보베르데(H조), 세네갈(I조), 알제리(J조) 등 아프리카 5개 나라가 적용 대상국에 포함 됐다. 현재로선 해당 국가 출신인 경우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입국할 때 보증금을 예치해야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응에 나섰다. 디애슬레틱은 “월드컵 본선 참가국 선수단(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협회 관계자 포함)을 대상으로 공식 초청장을 발급하고, 이들에 한해 보증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을 FIFA가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치솟은 비용 관련 논란은 북중미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흔드는 불안 요소다. 개최도시 내 체류 비용 폭등, 보안 관련 예산 집행 중지에 따른 혼란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4일엔 북중미월드컵 티켓 가격 폭등에 분노한 유럽축구팬연합(FSE)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FIFA를 제소했다. FSE는 “수요에 연동해 티켓 가격이 바뀌도록 한 FIFA의 정책 탓에 결승전 기준 가장 저렴한 티켓이 63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는 사상 최초로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월드컵에 대해 “축구의 지평을 넓히는 무대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그러나 정작 대회를 즐길 팬은 물론, 선수까지도 거대한 ‘돈의 장벽’에 갇힌 형국이다. 디애슬레틱은 “축구는 평등할지 몰라도,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