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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외곽 오르고 전월세 마르고…강남만 볼 때 아니다

중앙일보

2026.03.26 08:22 2026.03.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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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다주택자 압박에 둔화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소폭 반등했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되면서다. 여기에 전월세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강남 집값은 꺾였지만, 무주택·실수요 서민들의 주거 사정은 오히려 불안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주간 상승률은 0.06%로 지난주(0.05%)보다 소폭 반등했다. 7주 연속 둔화세가 멈춘 것이다. 강남 3구와 이른바 ‘한강 벨트’는 하락했지만 노원(0.23%)·구로(0.2%)·은평(0.17%) 등의 상승세는 오히려 확대되면서다. 60주 연속 상승한 전셋값도 오름폭(0.15%)이 커졌다. 역시 성북(0.26%)·강북(0.24%)·도봉(0.23%)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서울 외곽 아파트값과 전셋값의 동시 상승은 악순환의 성격이 짙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주택 서민들이 전월세를 구하기 힘들어지니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고, 서울 외곽의 가격은 뛴다. 전월세 불안은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당시 예견됐다. 이어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에 매물은 늘었지만, 임대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다주택자들이 임대 물건을 매매로 돌리면서다.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전세 매물은 연초 2만3060건에서 이달 26일 1만6826건으로 27.1% 급감했다. 전세에 이어 월세 물건도 비슷한 비율로 줄고 있다. 그 바람에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51만원으로 1년 전(135만원) 대비 11.9% 급등한 상태다.

이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는 그나마 매물도 잠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가 세금 인상 카드를 매만지고 있지만, 이 역시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근원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선 결국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당국자의 입에서 공급이란 말은 어느새 쑥 들어갔다. 강남 집값만 볼 게 아니라 실질적 주거 안정을 위한 보다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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