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중증 장애인이 집에서 의료·요양 등의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이 27일부터 전국 지자체에서 본격 시행된다. 돌봄 서비스 이용이 훨씬 편해질 거란 기대와 동시에, 지자체 간 격차나 예산 부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보건복지부는 통합돌봄 시행을 앞두고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전담 조직과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통합돌봄은 일상 유지가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병원·시설 대신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지체·뇌병변 장애인 등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나왔지만 몸이 약해 혼자 식사·청소·외출이 어려운 노인이 해당한다. 다만 장애인 통합돌봄은 102개 지자체만 신청 가능하다.
통합돌봄이 시행되면 노후에 병원 대신 집에서 지내는 게 가능하다. 퇴원 후 돌봄받기 어려워 재입원하는 일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일일이 정보를 찾아가며 서비스를 각각 신청하던 수고로움도 덜 수 있다.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간병 등 돌봄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본인이나 가족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된다. 소득 수준과는 무관하다. 대상자로 판정되면 의료·요양·돌봄 등 필요 서비스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개인별 지원 계획을 세우고 담당 부서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부터 실제 서비스 제공까진 한두 달가량 걸릴 전망이다.
대상자는 기존 국가 서비스 30여 종, 지자체의 지역특화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집에서 진료나 간호를 받는 방문진료, 노쇠·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보건소 방문건강관리가 연계된다. 지역특화서비스로는 병원 이동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이 있다. 서비스 유형별로 정해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재택의료를 비롯해 집에서 이뤄지는 돌봄이 활성화하면 재택임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는 통합돌봄 2단계(2028~29년)에서 임종케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3단계(2030년~)에선 노쇠예방부터 임종케어까지 전주기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재택임종 확대를 위한 투자를 주문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기요양 등 노인 돌봄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재택임종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시행을 앞두고 지역 간 인프라 격차, 예산·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방문진료 등을 하는 재택의료센터가 대표적이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장기요양 1·2등급이 3088명인 경기 수원의 재택의료센터는 7곳인 반면, 장기요양 1·2등급자가 비슷한 경남 창원(2496명), 충북 청주(2456명)는 2곳뿐이다. 군 단위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은 재택의료 팀을 구성하는 것부터 힘들다”고 했다.
복지부는 통합돌봄을 위한 별도 예산 914억원을 확보했지만, 넉넉하지 않아 신규 서비스 발굴 등은 갈 길이 멀다. 읍면동·보건소 담당자는 겸임이 대부분이라 업무 부담도 적지 않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통합돌봄이 제대로 되기엔 재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원래 있던 사업 위주로 가고, 신규 서비스는 별로 없다”면서 “예산을 대폭 늘려야 지자체들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