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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장 쥐고있는데…與 24명, '법사위 힘빼기' 법안 낸 속내

중앙일보

2026.03.26 13:00 2026.03.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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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위원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안 처리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4명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기능을 분리해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른바 ‘법사위 힘 빼기’ 법안을 지난 24일 발의했다.

김남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기존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떼어내 ‘체계·자구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법사위는 민법·형법 등 고유 소관 법률과 법무부 등 소관 부처 법안 심사에만 집중하고, 타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는 신설 위원회가 전담하게 된다. 심사 기간도 최대 30일로 못 박았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명분으로 타 상임위 법안 내용을 수정하거나, 본회의 상정을 지연시키는 ‘옥상옥’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법사위가 타 상임위 법률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잦은 충돌과 갈등을 빚어 기본 업무 수행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특히 본회의 상정마저 가로막아 마치 양원제 국가의 상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등 위헌적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권한 축소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6월에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21대 국회에서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무소속 신분으로 “법사위를 분리해 월권을 막자”며 유사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의 호응을 얻지 못해 진전이 없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주도해 법사위 권한 축소 법안을 낸 걸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추미애, 김용민 의원 등 법사위 내 강경파들이 정부 법안까지 마음대로 뜯어고치는 상황이 반복되자, 여당 내에서도 법사위 힘을 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법사위의 법안 수정으로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 당시, 법사위는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원안에 없던 ‘허위·조작 정보 유통 금지’ 조항을 임의로 추가해 위헌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결국 과방위 원안대로 수정돼 본회의를 통과하는 촌극을 빚었다.

다만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 의원은 통화에서 “법사위 개편은 오랜 정치 개혁 과제 중 하나일 뿐”이라며 “최근 법사위를 둘러싼 논란과 이번 법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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