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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40점, 학원 안보냈다" 정신과 의사가 딸 의대 보낸 법

중앙일보

2026.03.26 13:00 2026.03.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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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진 Unsplash
“애들이 학원에서, 독서실에서 무슨 생각으로 앉아 있는지 부모님들은 몰라요. 그때 쓴 일기장을 보면 다 이런 내용이에요. ‘나는 쓰레기다. 죽고 싶다.’ 실제로 사라진 친구도 많았어요. 저는 그냥…, 겨우 살아남은 실패한 ‘대치 키즈’죠.”

강남 대치동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A씨(22)의 이야기다. 성인이 된 A씨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현재 어떤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치동에서 20년 넘게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를 운영해온 손성은 원장(‘생각과느낌’)은 병원에서 매일 A씨 같은 대치 키즈를 만난다. ‘SKY, 의·치·한 합격’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는 소리 없이 무너진 아이들이 훨씬 많다.

" 요즘엔 이런 농담도 돌아요. ‘대치동 정신과 의사들이 황소 덕분에 먹고산다’. "

손 원장이 말하는 ‘황소’는 대치동에서 시작한 선행·심화 전문 수학학원 ‘생각하는 황소’(이하 황소)다. 손 원장은 4세 고시, 7세 고시 등으로 불리는 끝없는 선행학습이 아이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대치동의 그늘을 보여주는 책 『이제는 멈춰야 할 대치동』(북랩)을 집필한 이유이기도 하다.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손성은 생각과느낌 원장. 우상조 기자

손 원장은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대다수 부모가 하나의 방법밖에 몰라 아이를 망친다”고 강조한다. ‘지금 선행을 안 하면 큰일 난다’ ‘옆집 아이는 벌써 고1 수학을 하고 있더라’ 같은 말에 휩쓸려 무작정 따라 한다면, 아이들을 고통 속으로 밀어넣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손 원장은 두 딸에게 과도한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두 딸 모두 원하는 의대에 진학했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뛰어난 영재였던 것도 아니다. 초등학생 땐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아왔고, 공부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대치동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건,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부터였다. 손 원장은 “어릴 때 학원 뺑뺑이를 돌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교육 시켰을까?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면서, 원하는 진로를 탐색하게 돕는 법은 무엇일까. 또 우울증의 문턱에 선 아이들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알아채는 법은 무엇일까. 두 아이를 단단하게 키운 엄마이자, 20년간 아픈 아이들을 치료해온 정신과 의사의 해법을 더중앙플러스 ‘뉴스페어링’ 시리즈에서 자세히 들어봤다.

‘이 행동’ 사실은 우울증 신호

Q : 대치동에서 20년 넘게 아이들을 진료하셨는데요. 요즘은 어떤 케이스의 아이들이 많은가요?
4세 고시, 7세 고시라고 하잖아요. 학원에 들어가려고 과외를 받을 정도라, 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어린아이들이 옵니다. 요즘은 마치 가족 프로젝트처럼 아이의 입시를 20년간 계획하고, ‘올인’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입시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라 생각하고, 입시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는 뿌리 깊은 생각이 있는 것이죠.


Q : 인터뷰 전에, 실제 대치동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자해’를 했다고 고백했는데요. 최근 자해가 늘고 있는 게 사실인가요?
네, 손목을 긋거나 허벅지를 커터칼로 긋는 자해뿐만 아니라 머리를 뽑거나 몸의 딱지를 계속 뜯고, 손톱 끝을 잡아뜯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몸을 상하게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자해는 자기 처벌의 의미가 강합니다. 부모님한테 혼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처벌하면 불안감이 줄어들 수 있거든요. 심리적으로 상당한 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은 보기만 해도 아픈데, 정작 본인들은 자해하면서 쾌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Q : 압박감을 이겨내려는 행동일까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큰데, 적절히 푸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게임이나 자해 등 좋지 못한 버릇에 중독된다고도 볼 수 있어요. 한편으로 ‘내가 이만큼 할 수 있다’는 자기 과시를 위해 SNS에 자해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속)
선행학습 하는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손 원장은 과도한 선행학습 없이 어떻게 두 딸을 의대에 보냈을까요? 손 원장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집니다.
📌선행학습 하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교 1등이 갑자기 무너지는 이유
📌우울증·번아웃 아이, 어떻게 치료할까
📌아이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선행 없이 두 딸 의대 보낸 비결
☞“수학 40점인데 학원 안보냈다” 정신과 의사, 두 딸 의대 보낸 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410




전율.홍성현.정수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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