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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美제재로 변호사 선임권 침해"…판사 "공소기각사유 아냐"(종합)

연합뉴스

2026.03.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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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美법원 출석해 "베네수 정부가 선임비 부담해야"…판사도 방어권 강조 마두로 부부, 메모하며 경청…변호인 "영부인" 언급에 판사 질책도 법원 밖에선 마두로 찬반 시위
마두로 "美제재로 변호사 선임권 침해"…판사 "공소기각사유 아냐"(종합)
두번째 美법원 출석해 "베네수 정부가 선임비 부담해야"…판사도 방어권 강조
마두로 부부, 메모하며 경청…변호인 "영부인" 언급에 판사 질책도
법원 밖에선 마두로 찬반 시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김연숙 특파원 =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63)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69)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출석했다.
지난 1월 미군에 체포돼 현재 브루클린에 있는 미국 연방 구치소에 수감 중인 마두로 부부는 이날 미 법원에 두 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두로 부부의 변호인 배럭 폴락 변호사는 이날 재판 전 협의에서 변호인 선임권을 강조했다.
폴락 변호사는 마두로 부부는 자신이 선택한 변호인의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뒤, 이들은 자비로 변호사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으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19년부터 마두로 부부와 베네수엘라 정부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부 역시 마두로 부부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
변호인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자신들이 원하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는 것은 곧 공소 기각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들은 베네수엘라의 부를 약탈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들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대는 것은 제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또 국가 안보 우려와 외교 정책을 언급하며, 변호인 선임권에 있어 마두로 부부는 예외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앨빈 헬러스타인(92) 판사는 양측의 주장을 꼼꼼히 따져 물었다.
마두로 측 변호인의 주장을 거듭해서 물어보던 헬러스타인 판사는 원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해 "헌법상 권리가 맞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이례적 사건", "평범한 사례가 아니다"라고 여러 번 지적했다.
그는 검찰에는 OFAC이 묶여있는 마두로 측의 자금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고, 검찰은 이는 마두로 측이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국가 안보를 언급한 검찰 측에 "현재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모두 베네수엘라가 아닌 미국에 있는데 어떤 국가 안보 우려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지금은 베네수엘라 상황이 바뀌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헬러스타인 판사는 "방어권이 최우선"이라며 마두로 측의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변호인 선임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선이 아닌 사설 변호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으로 변호인 선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다음 심리 일정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변호사 선임 비용을 문제로 사건을 기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마두로 부부는 지난 1월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안전 가옥에서 미군의 기습 군사작전으로 체포돼 뉴욕으로 압송됐다.
남부연방지검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 공모 등 4개 혐의로 기소했다.
마두로 부부는 첫 심리때와 달리 이날은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재판 내용을 경청하며 메모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월 5일 첫 심리에선 자신이 납치됐다며 모든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은 마두로 부부는 모두 베이지색 죄수복 차림에, 통역을 듣기 위해 헤드폰을 착용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두손을 앞으로 모은 채 심리 내용에 귀를 기울였고, 가끔 턱을 괴고 몸을 한쪽으로 기대기도 했다. 심리가 1시간을 넘어서자 자세가 불편한 듯 테이블 아래로 두 발을 쭉 뻗어 양쪽 발목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플로레스의 변호인은 헬러스타인 판사에게 플로레스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며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플로레스를 언급하며 '영부인'이라고 불렀다가 판사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헬러스타인 판사는 "이 법정에서 사용할 직함(title)은 없다"고 말했다.

법원 밖에서는 마두로의 석방과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최대 약 70명 규모의 시위대는 법원 맞은편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손 떼라"(Hands off Venezuela), "마두로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카를로스(26)는 연합뉴스에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침해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노리고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등에 베네수엘라 국기를 두르고 나타난 남성은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원하는 국민들을 대신해 여기 온 것"이라며 시위대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뉴욕에 거주 중인 트레이시는 마두로의 석방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향해 "불쾌감을 느낀다"며 "마두로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언론의 관심이 대단해 이른 새벽부터 각국 취재진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경찰도 법원 주변에 펜스를 치고 삼엄한 경비를 섰지만, 수백명이 몰렸던 첫날에 비해서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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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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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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