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입맛을 깨우는 반가운 손님은 비단 땅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온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바닷속에선 제철 꽃게가 달큰한 살을 찌우며 밥상에 오를 채비를 마친다. 단단한 껍데기 속에 숨겨진 뽀얀 속살은 씹을수록 짙은 감칠맛을 뿜어내며 잃어버린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얼큰한 탕부터 파스타, 이국적인 풍미의 볶음까지 입안 가득 바다의 생기를 채워줄 꽃게 요리 3가지를 소개한다.
갓 잡아 올린 제철 꽃게는 그 자체로 훌륭한 요리다. 특히 봄에 잡히는 암꽃게는 뽀얗고 탄력 있는 살은 물론 고소한 알을 품고 있어 달큰한 풍미까지 선사한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뛰어나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꽃게는 칼슘과 무기질이 풍부해 혈관 건강을 돕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채워주는 든든한 봄철 보양식이 된다.
제대로 된 꽃게의 맛을 즐기려면 싱싱한 것을 고르는 것이 먼저다. 껍질에 상처가 없고 단단하며, 배 부분이 하얗고 물렁물렁하지 않아야 속이 꽉 차 있다. 조리 전에는 흐르는 물에 칫솔로 구석구석 닦아내고, 비린 맛과 이물감을 유발할 수 있는 아가미를 반드시 떼어내야 깔끔한 맛의 요리가 완성된다. 만약 바로 먹지 못해 보관해야 한다면 생물 상태보다는 찜통에 한 번 쪄서 냉동하는 것이 살이 녹아내리는 것을 막는 비결이다.
싱싱한 꽃게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식탁 위를 다채롭게 채울 차례다. 첫 번째 요리는 봄의 시원함을 듬뿍 담은 ‘단호박 꽃게탕’이다. 꽃게의 시원한 감칠맛에 단호박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어우러져 끓일수록 국물 맛이 깊어진다.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와 된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텁텁함 없이 깔끔한 국물을 완성하는 팁.
두 번째는 색다른 미각을 깨워줄 이색 요리, ‘케이준 꽃게’를 추천한다. 미국 남부식 케이준 파우더와 얼얼한 라조장, 고소한 버터가 만나 매콤하면서도 이국적인 풍미를 자랑한다. 꽃게와 해산물은 미리 한 번 익혀두었다가 시즈닝에 버무려야 맛이 깊게 스며들고 조리 시간도 단축된다.
마지막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꽃게 대파 파스타’다. 인공 조미료 없이 제철 꽃게의 진한 풍미와 대파 흰 줄기만으로 웬만한 다이닝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파스타 면에 밴 꽃게 향이 그릇을 비울 때까지 포크를 놓지 못하게 만든다.
1 단호박 꽃게탕 - Recipe by 요리연구가 이정웅
“ 꽃게탕의 숨은 주인공은 단호박이에요. 다만 단호박을 오래 끓이면 풀어지니 부드러워지면 불에서 내리세요. 취향에 따라 오징어나 미더덕을 넣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