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벨라루스와 새로운 국가관계를 규정하는 우호·친선 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와 맺은 것과 같은 안보동맹 성격은 아니지만, 두 나라가 러시아와의 혈맹이라는 점을 매개로 밀착하며 삼각 공조 강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에야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는데, 북·러·벨라루스 간 협력 구도가 북·중·러 공조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기류다.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방북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전날 정상회담 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벨라루스공화국 사이의 친선 및 협조에 관한 조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양 측은 외교, 공보, 농업, 교육, 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조에 관한 합의문건도 체결했다.
구체적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양국 간 교류·협력 확대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고위급래왕(왕래)” 강화에 합의한 만큼 김정은이 벨라루스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북·러가 지난 2024년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과 같은 안보 협력은 부각되지 않았지만, 북한과 벨라루스 간 전방위적 협력 확대는 북·러 관계까지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유럽을 잇는 반미 삼각 블럭이 공고해진다는 의미다.
실제 김정은은 회담에서 “사회정치적 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국제무대에서 주권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벨라루스 지도부의 정책에 대한 지지와 연대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환영 연회 연설에서도 “이번 우리나라 방문이 조선과 벨라루스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걸음으로 된다”고 평가했다.
루카셴코는 답례사에서 “(북한과)전면적 협조를 확대심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데 대해 합의를 보았으며 국제문제들에 관해서도 두 나라 지도부의 견해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과 벨라루스 간 조약은 국가 간 관계를 규정하는 최상위 문서”라며 “북·러 조약보다 수위는 낮지만, 북한이 러시아를 중심축으로 유럽의 또 다른 국가와 법적 협력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북·러 동맹을 완성하는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김정은의 전승절 참석 계기 방중 이후에도 북·중 관계 개선은 더딘 것과 비교된다. 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전날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추대 이튿날인 지난 23일 각국 정상 중 제일 먼저 축전을 보낸 것과 다소 비교된다. 북한은 “평양은 모스크바와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는 김정은의 답전까지 이미 25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답전과 함께 벨라루스, 베트남 정상이 보내온 축전을 1면 상단에 배치했다.
시진핑의 축전 발송이 다른 국가들보다 늦은 셈인데, 노동신문도 이날 그의 축전을 1면이 아닌 3면에 배치했다. 시진핑은 축전에서 “전통적인 중조(북중)친선은 두 나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며 “중조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훌륭히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하고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