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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되면 유승민 뜬다”“ABC, 분열의 길”…與 경선 생존법

중앙일보

2026.03.26 22:11 2026.03.2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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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조작 수사 실체가 드러났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아내인 백정화 씨.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 본경선이 막을 올리면서 상위권 주자와 후발 주자의 생존 전략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경선에서 각각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과 추미애 의원은 정치적 메시지를 최소화한 채 전통시장 등을 돌며 ‘부자 몸조심’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추 의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호통을 치며 검찰 개혁 법안을 밀어붙이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3일 경선에 집중하겠다며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정치적 발언을 줄였고, 유튜브 채널에는 인공지능(AI) 콘퍼런스 참석이나 경기도 교통·성장 공약 관련 콘텐트가 주로 올라오고 있다.

정 전 구청장도 ‘행정가 정원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 현안 언급을 최소화한 채 최근 사흘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통시장을 찾는 등 바닥 다지기에 집중했다. 지난 일주일간 페이스북에 올린 정치 현안 글도 여당이 추진 중인 ‘조작 기소 국정조사’와 관련한 짧은 언급이 전부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화성 AI컨퍼런스에 참석해 웨어러블 로봇을 직접 착용한 모습. 추미애 유튜브 캡처.

이들과 달리 김동연 경기지사와 한준호 의원, 박주민·전현희 의원 등 후발 주자들은 검증 공세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판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지사 본경선에 진출한 한 의원은 연일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오전에는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아내 백정화씨와 함께 ‘대북송금 조작수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앞서 KBS 라디오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주장하며 “사법 신뢰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ABC론’에 대해서도 “분열을 조장한다”며 친명 당원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국민의힘에서 추 의원을 겨냥해 경제통인 유승민 전 의원을 출격시키려 한다는 전망이 잇따르자 이날 지지자들에게 “추미애 후보가 경선을 통과하면 유승민 카드가 현실이 된다. 중도층 표심이 선거 승패를 가른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경기도 공공병원과 공공요양원 설립 등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한 공약을 연달아 제시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용인서울고속도로 금토영업소에서 핵심 공약인 ‘경기도민 1억 만들기’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박주민·전현희 의원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의원은 전날 중앙일보 정치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정 전 구청장이 도이치모터스 행사에서 골프를 친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며 “위법 여부를 떠나 후보자의 철학과 도덕성, 정무적 판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7일 유튜버 김어준씨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 "이기고 싶다. 서울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지지를 요청하는 글을 남겼다.

성동구를 지역구로 둔 전현희 의원도 정 전 구청장이 내세운 성수동 젠트리피케이션 완화 정책과 공공버스 정책을 겨냥해 “성수동 임대료 상승률이 서울에서 가장 높고, 공공버스는 혈세가 투입되는 탈법적 공짜버스”라고 비판했다.

지난 2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주민(왼쪽부터), 정원오, 전현희 후보의 모습. 뉴스1

이러한 차이는 탑독(강자)과 언더독(약자)의 대응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두권은 주자는 결선 투표 없이 단번에 후보 확정을 노리지만, 하위권 주자는 어떻게든 판을 흔들어 결선 투표까지 승부를 연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다음달 7~9일, 경기는 다음달 5~7일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본경선을 치른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약 열흘 뒤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때 ‘때이른 축배’를 경계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고,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며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도 높다 보니까 선거에서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선거에 해를 끼치는 언행이나 오버하는 말에 대해선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6·3 지방선거 ‘싹쓸이론’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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