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이모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본인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구의회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가 최근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의회는 2024년 9월 30일 이 구의원이 출장비를 허위 청구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가로챘다고 보고, 출석정지 10일과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등 징계를 내렸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2일 이 구의원이 제기한 ‘구의회 출석정지 등 의결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징계 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구의원 측은 “징계 요구 시한을 넘겨서 징계가 이루어졌다”며 지난 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는 ‘징계 요구는 징계 대상자가 있는 것을 알게 된 날부터 5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구의회가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이 구의원이 서울서부지법에서 출장비 유용으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인 2023년 4월 25일엔 구의회가 폐회 중이었다”며 “이후 차기 회의 개최 당일인 2023년 5월 12일에 징계 요구가 이루어졌으니,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징계의 발단이 된 건 출장비 유용 사건이다. 지난 2021년 8월 이 구의원 등 3명의 전·현직 구의원은 당시 대한인명구조협회가 제주도에서 실시하는 교육 연수에 참여한다며 구에서 예산을 지원 받은 뒤 유용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호텔·항공권을 예약하고 영수증을 출력한 뒤 결제를 취소했지만, 이후 출력한 영수증을 구의회 사무국에 제출해 약 100만원씩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어 이들은 더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고, 비행기가 아닌 배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남은 돈을 챙겼다. 이 구의원 등은 문제가 드러나자 “국민 정서에 반한다”며 출장비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서대문경찰서는 2022년 7월 이들을 사기죄로 기소해 달라며 검찰에 송치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이 구의원 등은 2023년 4월 25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같은해 12월 21일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이 구의원은 역시 불복하고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지만 2024년 3월 19일 상고 기각되며 최종 패소했다.
2023년 서대문구청은 관련 판결을 계기로 구의회 감사도 진행했다. 감사 과정에서 이 구의원이 2021년 7월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출장비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부산 전시회 출장을 신청하면서 약 30만원 호텔비를 결제한 뒤 곧바로 취소했으나, 취소 영수증을 실제 숙박한 것처럼 제출해 구의회로부터 3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구의원은 해당 사건으로도 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7월 23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구의원 측은 항소했고, 2심 첫 공판은 지난 2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됐다. 이 구의원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따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