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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李 “한반도 평화 시대적 사명”…北 언급 안 해

중앙일보

2026.03.26 23:51 2026.03.2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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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강력한 국방력으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의 영토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동시에, 전쟁과 적대의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5인의 서해 수호 영웅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우리의 책임은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더이상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곧 민생이고, 평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여러분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겠다.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합당하게 예우하겠다”고 했다.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참전유공자 배우자 생계지원금 지급 ▶2030년까지 보훈 위탁 의료기관 전국 2000곳으로 확대 ▶공공부문 호봉·임금 산정 시 의무복무기간 포함 등 보훈 확대 방침을 밝혔다.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 전사자 등 ‘서해 55인의 영웅’을 기리는 행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에 이어 두 번째 공식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참석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연설에는 주적 ‘북한’이 없었다”고 썼다. 이어 “이 영웅들이 누구 때문에 꽃다운 나이에 조국을 위해 산화했는지, 이 중요한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국군통수권자의 자세는 참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앞서 제2 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전 묘역에서 참배하며 유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대전현충원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 이성우씨는 “생존자들 부모 소원이라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처럼 미혼 장병의 부모는 사망 후에 같이 붙일(함께 안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배우자만 합장이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연평도 포격전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모친은 이 대통령에게 “북한군 때문에 근본적으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채수근 상병 묘소도 찾아 “그래도 많은 게 제자리를 찾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엔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려면 자주 국방이 필수”라며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이 조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철통같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 요소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도한 의존은 금물”이라며 “한반도 방위에 있어 우리 군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국경선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국경선화는 MDL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고 철책·방벽을 설치하는 등 MDL을 국경선처럼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중단됐던 MDL 이북 근접 지역에서 작업이 이달 초 재개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2023년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뒤 국경선화 작업을 하다가 동절기 중단했었다.

이 대통령은 또 “선택적 모병제 등 국방 개혁에도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접경지역 안정적 군사 상황관리, 북 핵·미사일 위협 대비 한국형 3축체계 능력 태세 강화 등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이 전국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지휘통제실을 찾아 근무자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으로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했던 조성현 대령을 만나 악수를 한 뒤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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