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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뒤흔든 터보퀀트 충격…"결국 웃는 건 삼전·하닉" 왜

중앙일보

2026.03.27 00:22 2026.03.2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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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1.59포인트(p)(0.40%) 내린 5438.87, 코스닥은 4.87p(0.43%) 오른 1141.51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여준다’는 구글의 새 인공지능(AI)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반도체 업황을 꺾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전날보다 4% 넘게 떨어지며 5200선까지 후퇴했다가, 오후에 낙폭을 일부 만회해 전장 대비 0.4% 내린 5438.87에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개인의 저가 매수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26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74%, 2.38% 급락했다.

증시 충격의 직접적인 계기는 구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터보퀀트였다. 터보퀀트는 AI 압축 기술로, 메모리를 기존의 6분의 1만 쓰고도 처리 속도를 8배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이론적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장은 당장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후 25~26일 이틀간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주가는 약 10%, 최대 낸드 업체 샌디스크 주가는 약 14% 하락했다. 26~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각각 5%, 7% 떨어졌다.

시장은 이번 충격을 지난해 초 ‘딥시크(DeepSeek) 사태’와 유사한 단기 쇼크로 보고 있다. 당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챗GPT 개발 비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으로 챗GPT에 맞먹는 생성형 AI ‘R1’을 내놓자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7% 폭락했다. 시가총액이 약 5930억 달러(당시 약 850조원)가 증발하며 월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루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 시장의 공포가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 달 만에 손실분을 만회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터보퀀트와 딥시크는 모두 저비용·고효율 AI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런 기술만으로 폭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다”며 “지도 위에서는 직선이지만 현실에서는 굴곡이 있는 비포장 경로와 같이 이론적 효율과 현실 적용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AI 사용 장벽이 낮아져 총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이 6분의 1로 줄더라도 서비스 이용량이 6배 이상으로 늘어나면 메모리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센터장은 “1990년대 인터넷 도입 초기에는 종이 사용량 감소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프린터와 이메일 사용 증가, 웹 문서 출력 확대가 맞물리며 12년간 종이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터보퀀트도 결국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 확대로 직결돼 반도체 업체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동 사태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요일 미국 증시 종료 이후 주말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나 돌발 행동의 빈도가 높아지는 점이 위험 회피 심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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