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회의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 정치외교학부 교수)은 27일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국민통합’을 주제로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원택 원장은 “한국 사회의 극심한 갈등을 해결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해 세미나를 기획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중앙일보·경향신문이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웹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연경 국가미래전략원 선임연구원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이념이나 정책보다는 정서적 양극화가 뚜렷하다”고 규정했다. 정서적 양극화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엔 강한 호감을 갖지만, 상대 정당에는 강한 반감이나 불신을 표출하는 걸 뜻한다.
이러한 정서적 양극화 때문에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는 시민이 늘어난다는 진단도 나왔다.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진보·중도·보수의 자기 인식은 정책에 대한 입장보다는 정당·정치인에 대한 감정적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며 “한국 중도층은 양극화된 정치에서 떨어져 있으려는 회의주의자이거나 정치적 무관심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사회 통합은 이런 중도층이 가진 욕구와 합리성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중도층이 사회 통합의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토론에 참여한 이선우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층은 중도적 정책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중도층이 사회의 극심한 정서적 양극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중도층은 격화된 정치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나는 여기에 끼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라며 “결국 정치 양극화가 중도적이고 균형 잡힌 생각을 가진 이들의 정치 참여를 막고 있는 것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