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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기뢰 공포에…세계 9위 'K-소해전력' 주목

중앙일보

2026.03.27 13:00 2026.03.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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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함 미 해군의 어벤저급 소해함 4척이 특수선박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 소해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병하려면 이 같은 방법으로 수송해야만 한다. 미 해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각국이 대응책을 고심하는 가운데 한국의 기뢰 제거 능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도 2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다국적 연합체 회의에 참석한 만큼 한국의 소해(掃海) 전력이 중동에서 가동될 여지가 있다.

해군에 따르면 한국은 강경급(450t) 6척과 양양급(730t) 6척 등 소해함 12척을 보유하고 있다. 연식이 오래된 예비 전력함을 포함해 12척 모두 제52기뢰전대 소속이다. 우리 항구에 적이 설치한 지뢰를 소해해 교통로를 확보하고, 적 항구에 설치된 보호 기뢰를 제거하는 게 주된 임무다.

소해함은 함수추진기를 부착해 제자리 선회가 가능한데 소리·자기장 변화, 물결 파동 등에 반응하는 기뢰를 찾아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해저로 로봇 장비를 투입해 기뢰를 없애기도 한다.

소해는 통상 대상 권역을 바둑판식으로 나눠눠 1칸을 1척이 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량의 소해함을 확보할 경우 교차 검증이 가능하고 전체 소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소해헬기가 전력화되면 소해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11일 포항 동방 해역에서 한ㆍ미 연합 기뢰전 훈련에 참가한 소해함 홍성함 장병들이 기계식 소해구(기뢰제거 장비)로 절단한 훈련용 계류기뢰 회수를 위해 함미 갑판 크레인을 이용, 기뢰를 인양하고 있다. 사진 해군
앞서 한국이 회의에 참석한 다국적 연합체는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제거와 상선 보호에 초점을 둔다. 영국, 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연합체는 “상황이 진정되면”(as soon as the conditions are right) 호르무즈해협 내 기뢰 제거에 착수하고,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함과 무인 수상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회의에서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인 군사적 지원방안 등에 대한 의사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사회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위한 소통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 하에 정부 차원의 대응방안도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체에 최종 참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이지만, 한국 소해함이 호르무즈에 투입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최근 미 군사력 평가 전문 매체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한국의 소해 전력을 러시아, 중국, 폴란드, 일본 등에 이어 세계 9위로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전력에도 한국 소해함의 호르무즈 투입을 두고 회의론이 만만치 않은 건 현실적 제약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해함은 재질이 FRP(강화플라스틱)로 이뤄져 파도에 약한 데다가 최대 속력이 약 15노트(약 28km/h)라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다. 한국의 소해함은 대북 대응을 포함한 한반도 방어용으로 개발돼 원해보다 근해 운용에 중점을 둔 것도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할 경우 기항지에 정박해 군수 적재를 하거나 군수지원함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해군은 소해함을 실을 특수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민간 지원이 필수적이다. 각 함대에 전개해 해저탐색을 하는 소해함의 평시 임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한 적 있는데 당시에도 우리 군함이 직접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통로의 폭이 34㎞에 불과한데, 암초가 많고 수심이 얕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항로의 폭은 3㎞ 정도다. 이런 해역에서 기뢰 제거를 할 경우 소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소해함은 지난 2004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해군이 공동 주관한 기뢰대항전 훈련에서 계류기뢰 소해, 무인 기뢰처리기를 이용한 기뢰 폭파 등을 수행하는 등 해외 훈련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실제 해외에서 진행되는 작전 상황에 투입된 적은 없다.

해군 52기뢰전대장 출신인 이택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자문위원은 “소해함의 가용성, 대북 안보 공백, 다국간 국제협력 등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 호르무즈 파병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소해함은 해외 전장에 투입된 경험이 없는 만큼 전장의 최신 정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소해함 승조원 충원, 이란 기뢰와 기뢰 부설 해양 환경 정보, 자기장 수치 유지, 후속 군수지원 등 사전 준비를 해야 파병 승조원의 생존성을 보장하고 작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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