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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에너지 잃으면 소탐대실"
중앙일보
2026.03.28 02:44
2026.03.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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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정부의 나프타 수출 제한 결정에 대해 "지금은 과학이 아니라 정책의 시간"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멈추는 브레이크가 아닌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0년 팬데믹 당시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서 초기 대응에서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체감했다"며 "동시에 위기 대응은 속도만으로 완결되지 않으며, 결국 성패를 가르는 것은 균형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배웠다"고 했다.
이어 "지금 중동 상황은 그 기억을 다시 불러낸다"며 "팬데믹은 모든 것이 동시에 멈춘 '면(面)의 충격'인 반면 이번 위기는 에너지와 기초 쇄라는 특정 고리를 겨냥한 '점(點)의 충격'"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시장은 비교적 차분하다. 정부와 업계도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으로 1차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문제는 그다음"이라며 "점의 충격은 작아 보이지만 공급망을 타고 확산되면 결국 면으로 번진다. 최근의 나프타 수급 불안이 그 전조"라고 짚었다.
그는 "'닫아걸기'의 유혹과 리스크, 정부는 나프타 수출 통제를 선택했다.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수출통제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제 문제를 만들어낸다"며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에서 균열이 생긴다. 파트너 국가의 생산 차질은 핵심 광물, 에너지, 식량 등 우리가 의존하는 영역의 교란으로 되돌아온다"고 밝혔다.
또 "위기 때의 수출 통제는 오래 기억된다. 공급이 끊겼던 경험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정책적 기억으로 남는다"며 "사태가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은 거래 관계의 방향을 바꾸고, 때로는 보복과 대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절제'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통제가 아니라 정교한 운영이다"라며 "모든 것을 끊는 것이 아니라 끊어서는 안 되는 흐름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에는 백신이 있었지만 이번 위기는 다르다. 지정학과 에너지 갈등에는 정해진 해법이 없다"며 "2020년의 경험이 남긴 교훈은 단순하다. 위기일수록 필요한 것은 본능이 아니라 전략적 절제다. 지금의 선택이, 다음 위기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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