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 지층이 발견돼 착공이 미뤄졌던 신길10구역 재건축 사업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신길10구역은 신길뉴타운 16개 구역 중 아직 착공하지 못한 유일한 단지로, 2005년 8월부터 진행된 해당 사업의 마지막 퍼즐로 불린다.
2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남서울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최근 발견된 구석기 시대 가마터와 유물은 학술적 가치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기록으로 보존하고, 일부 유물만 국가 귀속 절차를 거친 뒤 공사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국문화유산연구원의 현장 조사가 끝난 상태이고 현재 약식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며 “일부 유물의 가치가 아파트 개발을 제한할 정도로 높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신길 10구역의 착공 전 문화재 조사에서 구석기 시대 지층이 발견됐다. 이에 시공사·조합은 즉시 공사를 멈추고 영등포구청·국가유산청에 관련 사실을 알렸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사 중 유물이 확인된 경우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다.
이에 업계에선 공사가 장기간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입주·분양 일정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물 여부에 따라 ▶착공 시점 ▶단지 배치 변경 ▶공정 분리 시공 계획 등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층 안에 문화재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까지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0구역의 북쪽에서 약 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구석기 유적지가 나왔고, 남쪽에서도 9000㎡의 다른 시기 유적지가 나왔다”면서도 “유적의 가치가 크지 않으니 재산권을 제약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록만 남기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현장을 열어드릴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이미 열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근 개최된 학술자문회의에서도 “기록 보존 후 조사 종료 조치를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국가유산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 기관이 3월 중 보고서를 작성해 유산청에 넘기면, 유산청이 10일 안에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길뉴타운은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의 뉴타운으로 평가받는다. 이 중 남서울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신길10구역은 향후 지하 3층~지상 29층, 총 812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신길동의 한 조합장은 “정비사업 지연과 인허가 축소 등의 영향으로 서울의 아파트 공급의 제한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신길10구역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