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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확률 50% 코앞인데, 물가도 뛴다…美 짙어지는 S 공포

중앙일보

2026.03.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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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달 25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거시경제 분석기관 무디스 애널리스틱스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48.6%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통상적인 평균치(약 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회사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경기 침체 위험이 불편할 정도로 높고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제는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다른 기관들도 일제히 침체 확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0%, 윌밍턴 트러스트는 45%로 각각 침체 확률을 높였다. EY파르테논은 40%로 전망하면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심각해질 경우 그 확률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구가 불투명한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와 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거란 전망이 반영됐다.

코로나19 유행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공황 이후 거의 모든 경기 침체 국면에 앞서 유가 급등이 선행했다는 분석이다. 잔디는 “유가 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며 “현재 수준의 유가가 메모리얼 데이(5월 말)를 지나 2분기 말까지 유지될 경우 경기 침체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지난 12월 대비 0.3%포인트 높였다. 최근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미 물가상승률이 불편할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충격이 될 수 있는 휘발유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매우 긴장되고 긴박한 시기”라며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상황이 악화한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노동시장 침체의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간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하며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의료 분야의 견조한 증가세(총 70만 명 이상)를 제외하면, 나머지 분야의 고용은 지난 1년 동안 50만 명 이상 감소했다.

일자리가 줄면 내수가 위축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불안정하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생활비에 불만을 품고 있다”며 “연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가계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도한 비관론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 CNBC는 “이코노미스트들은 과거 5번의 경기 침체 중 9번을 예측했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비관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 미국 경제 성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위축 가능성, 최근 고용 증가세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기 확장세가 꺾일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혜원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에너지 비용 증가와 수출 둔화, 금리 상승 압력으로 성장 하방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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