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인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특정 시점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인정한 조정조서가 있더라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있었다면 이 기간을 포함해 전 배우자에게 군인연금을 분할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최수진)는 지난 1월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분할연금 비율 재산정 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972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군인으로 복무한 A씨는 B씨와 결혼과 이혼을 두 차례 반복했다. 1977년에 혼인했다가 2000년 6월에 협의이혼을 했다. 이후 2007년 4월 다시 혼인했다가 2020년 9월 이혼했다. 두번째 혼인기간이 끝나고 이혼할 때 조정조서 조항엔 ‘군인연금은 향후 이혼 후 군인연금법에 따라 분할지급’, ‘2000년부터 혼인관계 파탄났음을 인정’ 등이 존재했다.
B씨는 이를 근거로 국군재정관리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국군재정관리단은 두번의 혼인기간을 모두 합한 21년 3개월을 혼인기간으로 인정하고 분할연금을 산정해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A씨는 두번째 혼인기간은 딸의 결혼 문제 등으로 서류상 혼인만 했을 뿐 동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두번째 이혼 당시 조정조서 조항에 ‘2000년부터 혼인관계 파탄’이 기재돼있어 이 기간은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군인연금법에서 정한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로 보기 위해서는 재판분할절차에서 명시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조정조서에 관련 조항이 있으나 연금 분할 비율에 대해 정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두번째 혼인기간 동안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두번째 혼인기간 중 손자녀 양육을 함께하면서 지속적인 교류를 한 점도 그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