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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의 신' 말리닌 세계선수권 7연패도 가능한 이유 있다

중앙일보

2026.03.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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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리야 말리닌이 29일(한국시간)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싱글 시상식에서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말리닌은 압도적 점수 차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AP=연합뉴스

‘쿼드의 신’은 어디까지, 또 얼마나 오랫동안 날아오를까. 일리야 말리닌(21·미국)이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2024년 이래 대회 3연패다. 말리닌은 29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 O2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18.11점을 받았다. 이로써 쇼트 프로그램(111.29점)을 합친 총점 329.40점으로 우승했다. 합계 306.67점으로 2위에 오른 가기야마 유마(일본)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미국의 일리야 말리닌이 29일(한국시간)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전매 기술인 백플립을 선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리스케이팅에서 말리닌은 당초 7개 점프를 모두 쿼드러플로 시도할 계획이었다. 그중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을 트리플 악셀(3회전 반)로, 쿼드러플 루프를 트리플 플립으로 바꿔 뛰었다. 나머지 5개 점프는 계획대로 쿼드러플로 마무리했다. 실수 여지를 없애려는 선택이었는데 점프 2개를 트리플로 뛰고도 2위와는 큰 격차가 났다. 이번 우승으로 말리닌은 지난달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남자 싱글 8위에 그친 충격 및 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확인시켰다.

피겨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메달 스캔들 이후 채점 방식을 개혁했다. 심판의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기 위해 개별 기술의 기본 점수를 정하고 여기에 객관적 지표에 따른 가산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새 채점 방식 도입 이후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3연패는 말리닌에 앞서 패트릭 챈(캐나다, 2011~13)과 네이선 첸(미국, 2018~21, 2020은 코로나19로 대회 취소)뿐이다. 4연패 이상은 없다. 1930년대 카를 셰퍼(오스트리아)의 7연패, 1940~50년대 딕 버튼(미국)의 5연패가 있지만, 당시는 기술의 난도 등에서 오늘날에 한참 뒤진다.

미국의 일리야 말리닌이 지난달 14일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 도중 넘어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8위에 그쳤던 말리닌은 한 달만에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강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AP=연합뉴스

말리닌이 세계선수권 4연패를 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피겨계 전망은 “가능성 매우 높음”이다.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근거로 제시된 게 이번 대회를 통해 나타난 말리닌과 다른 선수들의 격차다. 말리닌과 2위 가기야마의 점수 차는 무려 24.73점이다. 말리닌이 두세 번 실수한다는 좁힐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게다가 말리닌은 올림픽 충격을 한 달 만에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도 확인시켰다. 다른 선수와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말리닌은 4회전 반(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뛰는 유일한 선수다.

미국의 일리야 말리닌이 29일(한국시간)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공중 회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말리닌은 이날 7번의 점프 중 5번을 4회전 점프로 성공시켰다. AP=연합뉴스

말리닌은 아직 연습 중이지만 퀸튜플(5회전)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점프 기계’라는 시선이 무색하게 최근에는 예술적 완성도도 많이 끌어올렸다. 말리닌의 이번 대회 쇼트 프로그램 점수는 개인 최고점인데, 기술과 예술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던 첸의 세계 기록(113.97점)에 3점 차 이내로 근접했다. 부상 변수만 없다면 어린 나이를 고려할 때 적어도 다음 동계올림픽까지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세계선수권 7연패도 가능하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장혜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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