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오는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2011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춘투(春鬪)’를 예고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체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글로벌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호황기를 맞은 삼성은 내부 악재로 상승세가 꺾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지난 23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에서 투표 참여 조합원 95.52%(3351표)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4월 21·22일 사업장 집회를 시작으로 5월 1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의 약 75%인 3689명이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측과 13차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기본급의 14.3%+350만원)과 함께 영업이익의 20%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지급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인사 문건 유출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단체협약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격려금 등을 제시했다. 글로벌 CDMO 수요 증가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수 있어 노조가 요구하는 만큼 보상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성실한 교섭안을 내놓는다면 조율하고 검토할 생각이 있지만 현재로선 진전이 없다”며 “인사 문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지난해 성과에 걸맞은 처우 개선을 해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측과 대화를 재개했던 삼성전자 노조도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사흘만인 지난 27일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사측은 반도체(DS) 부문에 성과급 추가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처럼 OPI 상한선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 달 23일 집회를 시작으로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중동 사태로 유가와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삼성의 주력사업인 반도체·바이오 공장이 멈출 경우 이로 인한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시 회사가 입을 피해 규모를 5조~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생산 중단으로 기존 고객사가 이탈하거나 신규 수주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상위 20대 제약사 중 17곳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쟁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면 결국 노조에도 손해가 될 수 있다”며 “근로자와 기업 양측이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