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미 공군 기지를 공습해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괴되고 미군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1대당 3억 달러(약 4500억원)에 달하는 E-3가 전투에서 손실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에 있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가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 공격을 받아 기지에 배치된 E-3 1대와 KC-135 공중급유기 3대가 크게 파손됐다. 군사전문매체인 밀리터리워치는 “미 공군에서 가장 고가의 전략자산 중 하나인 E-3의 파괴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3의 꼬리 부분이 완전히 절단돼 비행이 불가능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SNS에 공개되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도입된 E-3는 공중전을 유리하게 이끄는 대형 전략자산이다. 동체 위에 회전하는 레이더 원반으로 최대 650㎞ 거리에 있는 항공기·미사일·드론을 포착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다른 전투용 항공기를 지휘하는 임무도 맡는다. 걸프전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이 개입한 전쟁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남북간 긴장 상황이 높아질 때에도 E-3는 북한을 감시·위협하기 위해 한반도에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투손실 전까지 발생한 E-3의 손실 사례 3건은 모두 사고손실”이라며 “미군은 E-3를 60여대 운용하고 있어 대체가 가능하지만 이번 손실에 따른 비용은 막대하다”고 평가했다.
E-3는 일반 전투기보다 큰 대형 군용기다. 공중에서는 호위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지상에서는 기지 방공망의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 밀리터리워치는 이란이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때마다 레이더 시스템 파괴를 시도해 미사일 공격 성공률을 지속해서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군이 지난달 28일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래 유인 항공기가 적 사격에 의해 격추된 적은 아직 없다. 반면 미군의 MQ-9 리퍼 공격 드론은 13대 이상 격추됐다. 이는 여전히 이란 상공이 위험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