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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주범되는 자백 있어야” 녹취 공개…수사검사 “짜깁기”

중앙일보

2026.03.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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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사건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통화 녹취록이 29일 공개됐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김동아 의원 등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6월 19일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검사가 언급한 “그거”는 구속 상태였던 이 전 부지사를 석방하는 보석과 공익 제보자 신분 확보 등을 의미한다.

두 사람의 통화는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을 대납했고, 이를 지사에게 두 차례 보고했다”고 진술한 직후 이뤄졌다. 다만 이 전 부지사가 관련 사실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만으론 쌍방울의 대북송금을 기획·주도한 주범이 누구인지까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 변호사는 “검찰은 어떤 진술이 필요하다는 설계를 끝내놓고 그에 맞는 진술을 만들기 위해 이화영과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압박과 회유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다. 전용기 의원은 “(박 검사가) 이재명을 주범으로 만들려는 특정한 결론을 전제로 그에 맞는 진술을 짜맞춰 나가려는 구조였음을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민주당과 서 변호사가 전체 통화 중 일부만을 짜깁기해 진술을 회유하는 통화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서 변호사가 먼저 ‘이화영씨가 자백할텐데 그럼 검찰에서 선처해 주어야 한다’고 변론해 그에 응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서 변호사에게 응대한 부분만을 떼어서 공개하고, 서 변호사의 변론 부분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가 먼저 이 전 부지사의 자백을 전제로 선처를 요청했고, 박 검사는 보석을 비롯한 선처를 위해선 이 전 부지사가 주범이 아닌 종범이라는 명확한 진술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을 뿐이란 설명이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녹취를 공개한다면 서 변호사가 저에게 변론한 부분까지 전체 공개를 요청한다”고 서신까지 보냈다며 이 내용을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서 변호사가 공개한 녹취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이야기하는 내용만 담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죄 지우기 국정조사에서 자신들의 범죄를 지우고 재판을 뒤집기 위한 기본 사술”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상용 검사의 녹취록은 앞뒤 문맥은 잘라버리고 입맛에 맞는 말만 교묘하게 이어 붙인 전형적인 짜깁기 조작이다. 당장 모든 녹취와 조서를 몽땅 공개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의 녹취 공개는 국정조사와 관련 지난 25일 비공개 전략회의에서 “일단 쌍방울 사건에 모든 포격을 가해야 한다”고 한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북송금 기소(제3자 뇌물 혐의)를 공소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진우.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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