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올봄에도 돌아온 프로야구의 서막을 힘차게 열었다. 맹타를 휘두른 거포 내야수 손호영(32·사진)을 앞세워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144경기 대장정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롯데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2로 이겼다. 2번 3루수로 출격한 손호영이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리드오프로 나선 지명타자 빅터 레이예스도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3볼넷으로 힘을 보탰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는 5이닝을 2피안타 1실점(무자책점)으로 막아 KBO리그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하루 전 개막전 6-3 승리를 묶어 롯데는 지난 2020년 이후 6년 만에 개막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앞서 시범경기를 전체 1위(8승 2무 2패)로 마치며 ‘봄에 강한 팀’의 면모를 과시한 데이어 개막 시리즈 스윕으로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기대감을 키웠다.
손호영은 ‘무명의 반란’을 이끈 주인공이다. 2020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지만, 4년 간 94경기 출장에 그쳤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그의 인생 항로를 바꾼 건 지난 2024년 3월 성사된 트레이드였다. 당시 내야진 구성을 두고 고민하던 김태형 롯데 감독이 염경엽 LG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제안해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후 거짓말 같은 반전 스토리가 시작됐다. 한동희가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노진혁이 타격 부진으로 각각 이탈한 틈을 타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를 오가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결정적일 때마다 장타를 때려내 롯데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해결사’로도 주목 받았다.
앞선 개막전에서 5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손호영은 이날 두 번째 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0-0으로 맞선 4회초. 상대 선발 최원태로부터 선제 솔로홈런을 빼앗았다. 제대로 맞지 않았는 데도 타구에 힘이 실리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7회 레이예스의 좌월 3점 아치로 5-1까지 달아났다. 뒤이어 타석에 돌아온 손호영이 앞서 홈런을 내주고 흔들리던 배찬승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추가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남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6-3 승리를 지켰다.
손호영은 “시범경기부터 실전이라 생각하며 집중력을 가다듬었다. 개막전 승리로 마음이 살짝 들떴는데, 주장 전준우 선배가 잘 잡아주셨다”면서“다들 ‘롯데는 봄에만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하는데, 개의치 않는다.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0-4 완승을 거두며 개막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지난 겨울 4년 최대 100억원을 받고 이적한 한화 강백호는 개막전 끝내기 안타에 이어 이날 이적 후 첫 홈런까지 신고하며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했다. KT 위즈는 잠실에서 6-5로 이겨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를 이틀 연속 제압했다. 지난 겨울 LG에서 KT로 이적한 김현수가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SSG 랜더스도 KIA 타이거즈를 11-6으로 꺾고 롯데·한화·KT와 더불어 개막 2연승 행진에 동참했다. SSG 고명준은 3회와 4회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조형우가 2안타 3타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KIA는 개막전 역전패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2연패로 주춤했다. 두산 베어스는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7회 양석환의 추격포(2점), 8회 다즈 카메론의 대타 동점포(2점)와 김민석의 결승포(3점)를 묶어 9-6으로 역전승했다. 김원형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번째 승리다. 이틀간 열린 개막 2연전, 총 10경기는 모두 매진돼 21만1756명의 구름관중이 들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