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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에너지 트릴레마 뚫어라, 전력 ‘탄소중립’ 조건

중앙일보

2026.03.29 08:03 2026.03.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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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복 한국전력공사 기획부사장
에너지 안보와 형평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동시 달성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에너지 트릴레마(Trilemma·삼중 딜레마)’는 전력 산업의 오래된 난제다. 한국은 그간 안정적 전력수급과 합리적 수준의 요금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형평성 확보에 우선순위를 뒀다. 하지만 최근 탄소중립이 본격화하며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 요소의 균형을 달성하는 게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관건은 전력부문 탄소중립 구현의 난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력수요가 증가하며 재생에너지 확충을 위한 계통망 제약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탄소중립 이행비용 증가분의 요금 반영도 아직 민감한 사항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전력부문의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69%에서 75%까지 감축할 것을 요구하며 목표를 크게 올렸다. 전력부문의 친환경 전환을 선도해야 할 한전의 책임이 막중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전과 발전회사는 자체 감축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연계 인프라 확충과 친환경 발전 전환 등을 통해 2024년 기준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3% 감축했다. 같은 기간 국가 감축률이 12% 수준임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한전과 발전회사가 탄소중립 구현을 실질적으로 견인해 왔음을 보여준다. 한전은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전력의 생산수송과 소비 전 단계에 걸친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는 K-RE100 이행과 탄소포집·저장 등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수송 단계에서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지능형 전력망 고도화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적기에 연계하고 계통 효율을 높인다. 소비 단계에서는 에너지 절약 유도를 통해 수요를 낮추고 있다. 수요절감은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만큼 유용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며, 국민의 에너지 비용부담 완화와도 직결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에너지 절약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을 지난 16일 오픈했다. 유관기관에 분산된 다양한 에너지 복지 혜택을 통합, 전력소비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맞춤형 사용 방안을 제시한다. 또 재생에너지 설치부터 거래까지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한다. 국민의 친환경 에너지 참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중동발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대전환의 성패는 결국 전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달려 있다. 한전은 가치사슬 전반의 기술혁신과 효율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 에너지 절약 참여와 실천이 더해질 때 에너지 트릴레마의 난제를 풀고 탄소중립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흥복 한국전력공사 기획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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