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예멘 후티반군이 뛰어들었다. 전쟁 개시 한 달 만인 지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다. 후티의 참전으로 이란의 전술 범위가 홍해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주간에 걸친 이란에서의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 등 첫 번째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예멘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후티의 참전은 호르무즈해협으로 휘청이는 세계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홍해 남단의 관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봉쇄할 우려 때문이다. 예멘과 지부티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아덴만에서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유일한 길목으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10%, 컨테이너 물동량의 25%가 지난다. 가장 좁은 폭(32㎞)이 호르무즈해협(34㎞)보다 짧아 선박이 공격 표적이 되기 쉽다. AP통신은 “홍해 봉쇄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외에도 곡물·전자제품 등 각종 제조품의 공급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홍해가 위험해지면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이동도 제한될 수 있다.
후티는 지난 2023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막겠다며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선박들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등 세계 공급망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걸프지역 국가 송유관도 위험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브카이크 유전에서 홍해 얀부 항구까지 이어지는 1200㎞ 길이의 동서 횡단 송유관을 갖고 있다. 최근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활용해 홍해로 석유를 우회 수출하는 양을 늘리고 있는데, 후티가 이곳을 공격할 경우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
그러나 후티가 개전 후 즉각 이란 돕기에 나선 헤즈볼라나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와 달리 한 달 만에 참전했다는 점에서 ‘이란 달래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후티의 공격은 이란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상징적 개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상전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전쟁부)가 이란에서 수주간에 걸친 지상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면 침공이 아닌 기습 작전으로,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호르무즈해협의 해안에서 무기를 파괴하는 작전이 실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당국자들은 “한 달 전부터 모의훈련을 통한 검토가 이뤄졌다”며 “즉흥적 계획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인명 피해 가능성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이유다.
한편 지난 27일 이란이 미사일로 사우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를 공격해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미 공군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괴됐다. 1대당 3억 달러(약 4500억원)에 달하는 E-3가 전투에서 손실된 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반면에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호르무즈해협 인근 도시 반다르카미르를 공습해 5명이 숨졌다고 이란 IRNA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