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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MB, 13년 만에 입 열다

중앙일보

2026.03.29 13:00 2026.03.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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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본지 단독 인터뷰
이명박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보수는 참패를 당했다. 참패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지난 2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MB)은 현재 보수 야권이 직면한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2013년 2월 대통령직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던진 화두였다. ‘참패’는 22대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당한 역사적 대패,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윤 어게인’과 ‘절연’을 둘러싸고 이어지는 극심한 진영 내 갈등을 모두 포괄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2024년 총선과 그 이후 정국에 대해 “보수는 (총선에서)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다. 참패한 정당임에도 공천이 잘못된 것인지, 당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게다가 분열까지 됐다”고 했다. 또 “분열의 원인이 과거의 사실, 즉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차라는 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서 “희망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야당 관련 질문에 그는 ‘참패’라는 단어를 열 번 넘게 꺼냈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깃발을 들고 내 앞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참패를 먼저 인정하라 이거다”라고도 했다.

현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선 “‘중도 보수’나 ‘중도 실용’ ‘실용 외교’ 얘기를 이 대통령이 꺼낸 것은 매우 다행”이라며 “자원외교나 탈원전 철회, 북극 항로 등 보수 정권에서 시도했던 정책들을 하겠다는 건 용기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중도·실용 정책이 구호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실행돼 반드시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극항로 관련 대목에서 그는 재임 시절인 2012년 국가 정상들 가운데 최초로 방문했던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주목 받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당시 자원 공동개발 등에 대한 몇 가지 협의를 했는데, 다음 정권들이 추진하지 않고 덮어버렸다”고 했다. 자신이 주도한 4대강 정비 사업과 관련해선 “용인 반도체 허브를 만드는데 하루 100만t 이상의 물이 필요하고, 보의 물을 끌어다 써야 한다”며 “친여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중도 실용을 주장하는 현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미, 한·중 외교에 대해선 “미국과 잘 지내는 것이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동교동을 방문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시면 미국과 잘 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일화도 함께 소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개인 사무실에서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콘텐트 서비스인 더중앙플러스는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치열했던 인생을 돌아보는 ‘이명박 회고록’을 다음 달 6일부터 게재한다.

이명박 회고록, 매주 월·목 연재
‘더중앙플러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 전문(2만4000자 분량)과 영상을 오늘부터 4월 1일까지 사흘간 나눠 게재합니다. 4월 6일부터는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 정·재계 거물들과의 흥미진진한 비화를 담은 ‘이명박 회고록’이 매주 2회(월, 목) 연재됩니다.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50

더중앙플러스-이명박 회고록
"가만히 집에 있어야할 그들이, 야당서 뭔가 하니까 그게 문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706




서승욱.박진석.김상진.김기정.권혁재.왕준열.김자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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