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밥알 혁명 라이스 프로젝트’.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김이 눅눅해지고, 온도를 낮추자니 밥이 딱딱해지고….
세븐일레븐·롯데웰푸드·롯데중앙연구소 등 롯데그룹 연구원·기획자·생산자 30여명은 이런 ‘삼각김밥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1년 동안 152차례 밥을 지어댔다. 여기에 들어간 쌀만 1t이 넘는다. 그리고 마침내 냉장한 지 48시간이 지나도 촉촉한 수분감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삼각김밥 10종은 다음 달 7일 출시된다. 김흥식 세븐일레븐 상품1부문장은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고 싶었다”며 “이 기술을 김밥·초밥 등 다양한 간편식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석식품·냉동식품·밀키트 등을 아우르는 간편식 시장은 이제 ‘2세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IMARC그룹에 따르면 2018년 4조원대였던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원으로 성장했으며, 2034년엔 24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시판 중인 간편식 종류가 수천 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기조, 시간 절약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무엇보다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지며 품질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간편식 시장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며 “단순한 편의성 경쟁이 아닌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운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대표 간편식인 김밥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냉동김밥 생산 전체 공정을 자동화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밥알 혁명’을 내세운 세븐일레븐과 함께 GS25는 기존 김밥에서 밥 비중을 줄이고 토핑(속재료)을 강화했고, 이마트24는 다시마 물로 지은 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과거 간편식에서 기대하기 어렵던 고급화도 두드러진다. 풀무원은 철판에서 막 부쳐낸 전을, 동원F&B는 찜통으로 익힌 딤섬을 냉동제품으로 판매한다. 동원F&B 관계자는 “연구진이 1년 넘게 유명 딤섬 맛집을 찾아다니며 속재료와 외피를 연구했고, 급속 냉동 뒤 유통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도 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컬리·SSG닷컴·롯데마트 등은 유명 셰프와 협업해 한식, 이탈리아 요리, 중식을 간편식으로 잇따라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영양 상담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간편식’ 추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홍주 교수는 “간편식이 내수 침체 속 매출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