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환 교수 약력
2000~2004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기계항공공학 학사(복수전공)
2004~2006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 석사
2013~2018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전자컴퓨터공학 박사
2017 Microsoft Research (Research intern)
2019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조교수
Q : 시온 반도체는 전자제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I 스피커에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말해본 적 있나요? 우리가 내뱉은 목소리는 기기 안에서 전기 신호로 바뀌는데, 이 신호는 기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기가 흐른다’와 ‘흐르지 않는다’라는 딱 두 가지 상태로 표현됩니다. 이 상태를 편의상 1과 0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반도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요.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전기가 흐르는 ‘도체’와 흐르지 않는 ‘부도체’의 성질을 모두 가진 특별한 물질입니다. 이 독특한 특성을 이용하면 전기를 통하게 하거나 차단할 수 있어서, 0과 1이라는 신호를 만들어내는 미세한 스위치처럼 동작하게 되죠. 우리가 쓰는 작은 칩 하나에는 이런 스위치 회로가 무려 수십억 개나 들어있어요. 이 수많은 스위치가 서로 정교하게 연결되면 0과 1의 조합을 통해 단순한 산수 계산은 물론, 사람들이 한 말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방대한 자료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복잡한 연산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되죠. 결국 우리가 경험하는 스마트한 기능들은 반도체가 이 미세한 신호들을 눈 깜빡할 사이보다 빠르게 처리해 준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 믿음 우리나라는 어떻게 ‘반도체 강국’이 됐는지, 앞으로도 계속 선도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의 시작은 무모해 보일 만큼 거대한 모험이었습니다. 수십 년 전, 반도체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지만 성공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죠. 당시 우리나라의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그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미래는 결국 디지털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진 리더들의 결단이 원동력이 됐죠. 자본과 기술 모두 부족했던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남다른 '속도'와 '몰입'에 있었어요. 남들이 불확실성 앞에 주춤거릴 때 한발 앞서 공장을 짓고 연구에 달려드는 전략과 기술 차이를 하루라도 빨리 좁히기 위해 명절까지 잊은 채 연구실을 지켰던 인재들의 지독한 몰입이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초격차'를 만든 진짜 밑거름이 됐죠.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이유는 반도체가 오랜 연구와 경험이 쌓여야만 가능한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초정밀 회로를 그리는 설계 능력과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제조 기술은 단기간에 얻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몸으로 익힌 노하우가 핵심이죠. 이미 정점에 서서 최적의 기술력을 확보한 우리가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까지 선점해 나간다면, 한국은 앞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중심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 믿습니다.
Q : 진하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황금산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해졌나요.
반도체는 이제 우리 일상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일부 고가의 정밀 기기에만 쓰였지만, 이제는 세탁기·냉장고 같은 일반적인 가전제품들까지 ‘스마트화’해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노트북은 물론이고, 텔레비전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는 제품의 성능과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 됐어요. 특히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어났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특수한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의 기반이 결국 이 작은 칩 하나에 담겨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반도체의 쓰임새는 무한히 확장되고 있지만, 이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한정적이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범용 제품과 달리, 미래 산업을 이끌 첨단 반도체는 진입 장벽이 매우 높고 대체가 어려워요.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 요건은 까다롭다 보니, 경제적으로나 국가 안보 측면에서나 아주 큰 가치를 지닌 ‘황금산업’으로 불리게 된 거죠.
Q : 시온 앞으로 반도체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앞으로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첫째, 메모리와 프로세서는 점점 더 대용량·고성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여요. 더 큰 규모의 AI 모델을 더욱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속도와 처리 능력을 계속 향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반도체 칩을 여러 층으로 높게 쌓아 올리거나 회로를 더 미세하게 만드는 첨단 기술들이 계속해서 도입되고 있죠. 둘째로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처럼 외부 서버의 도움 없이 기기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AI 연산을 수행·처리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전용 반도체가 중요해지며, 크기는 더 작으면서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발열을 제어하는 에너지 효율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동일한 반도체를 여러 기기에 대량으로 넣어 사용하는 대신, 각 기기의 특성에 딱 맞춰 최적화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죠.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최근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부분과 계산하는 부분을 하나로 합치려는 시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요. 그동안은 두 기능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됐지만, 이를 결합하면 처리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결국 미래의 반도체는 단순히 성능이 좋아지는 단계를 넘어, 각 기기에 최적화된 지능을 부여하며 디지털 세상의 에너지 효율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가 될 거예요.
Q : 믿음 전자·반도체 산업의 발전 방향과 소년중앙 독자 또래 미래 세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전자·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과 더욱 깊게 결합하며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이미 설계 단계에서 AI를 활용해 수억 개의 복잡한 회로를 최적으로 배치하거나 제조 공정의 미세한 오류를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등 AI는 산업 현장의 필수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죠. 하지만 단순히 속도와 용량이 큰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동작하는 AI 알고리즘을 이에 맞게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능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아주 기본적인 역량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똑똑해져도 결국 “이 기술로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단순히 정해진 답을 찾는 연습보다는,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정답이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겨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