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계산이 틀어졌다. 준비는 했지만 시험조차 치르지 못했다. 홍명보호가 마지막 모의고사를 앞두고 핵심 카드 하나를 잃었다. 옌스 카스트로프의 이탈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한국시간) 발목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카스트로프를 소집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대체 발탁은 없다. 오는 4월 1일 오스트리아전은 기존 자원으로만 치러야 한다. 선택지가 줄었다. 그리고 그 공백은 단순한 한 자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윙백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카스트로프는 이번 3월 A매치에서 홍명보 감독이 구상한 백스리 시스템의 ‘핵심 변수’였다. 기존 포지션은 중앙 자원이지만, 이번 소집에서는 윙백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실험 카드였다.
스리백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퍼즐 조각이었다. 하지만 그 퍼즐은 맞춰보기도 전에 사라졌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코트디부아르전(0-4 패)에서 빠졌던 카스트로프는 결국 오스트리아전도 나서지 못하면서 윙백으로 실전 테스트 기회가 사라졌다.
코트디부아르전 수비 붕괴에 더해 홍명보호가 9월 A매치 이후 준비하고 있던 백스리의 부진 상황에서 카스트로프의 의미는 더 컸다. 단순한 대체자가 아니라,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카드였다. 측면에서의 활동량과 수비 가담, 그리고 전환 시 빠른 오버래핑까지. 스리백에서 윙백의 역할은 사실상 ‘두 포지션’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리다.
카스트로프는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였다. 하지만 그의 이탈로 인해 홍명보 감독은 다시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백스리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시스템 자체를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됐다. 현재 자원만 놓고 보면 스리백 유지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윙백의 질이 떨어지면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특히 측면 수비와 빌드업 연결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9월 A매치 이후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명확하게 전술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시스템 구축이다. 한 번 꺼낸 백스리 카드를 쉽게 접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완성도’다.
현실적인 대안은 내부 재배치다. 기존 풀백 자원을 윙백으로 끌어올리거나 공격 자원을 내려 쓰는 변형이 필요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이다. 카스트로프가 맡을 예정이었던 ‘전술적 유연성’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
오스트리아전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사실상 마지막 실전 점검이다. 여기서 시스템의 방향성과 완성도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실험 카드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검증이 빠진 상태에서 본선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불완전한 상태로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수정할 것인가. 홍명보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