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쯤 되면 병이다! 퀴라소 이겼다고 월드컵 본선?" 공한증에 시달리며 아시아 무대의 들러리로 전락했던 중국 축구가 간만의 승리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30일(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이 월드컵 첫 출전국인 퀴라소를 2-0으로 완파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축구 대표팀 출신의 샤오자이 감독의 데뷔전 승리에 취한 중국 팬들은 "이대로라면 본선 진출은 확정"이라며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
퀴라소는 이번 월드컵서 첫 진출을 달성했으나 수준이 떨어지다는 평가.
인구 15만의 축구 변방 퀴라소를 상대로 거둔 2-0 승리에 대륙 전체가 "우리는 월드컵 수준"이라며 집단 최면 수준의 낙관론에 빠졌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0.5장 늘어난 아시아 쿼터조차 중국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점이다.
중국 언론과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퀴라소전을 압도했다는 것. 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퀴라소는 대부분 유럽 하위 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축구 약소국이다. 심지어 이번 경기에서는 워밍업 수준으로 임하며 유효 슈팅조차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런 '종이 호랑이'를 상대로 거둔 승리에 중국은 마치 월드컵 결승행 티켓이라도 딴 듯한 기세다. 이것이 중국 축구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퀴라소의 허술한 수비를 뚫은 것이 곧 월드컵 경쟁력을 의미한다는 착각은 대륙 특유의 '정신 승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승리의 기쁨 뒤에 숨겨진 약점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퀴라소가 압박을 전혀 하지 않은 덕분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중국 대표팀의 낮은 크로스 정확도와 처참한 미드필드 장악력은 여전했다. 아시아 예선에서 만날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박 강도는 퀴라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중국 팬들의 환호는 본질적으로 그간 쌓인 패배의 열등감이 폭발한 결과다. 아시아에 배정된 8.5장의 본선 티켓 중 중국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과연 있을까. 10여 개가 넘는 아시아 강팀들 사이에서 단 한 번의 평가전 승리로 "본선 진출 확실"을 외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다.
과연 중국은 퀴라소를 꺾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늘 그랬듯 예선 첫 경기부터 무너지며 팬들의 눈물을 분노로 바꿀 것인가.
퀴라소 이기고 신난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은, 냉혹한 아시아 예선의 포화 속에서 곧 산산조각 날 운명에 처해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