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공격으로 미 공군 핵심 자산인 조기경보통제기가 파괴된 가운데, 러시아가 공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이같은 주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진행한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란을 돕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어느 정도냐고? 100%다”라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을 돕는 것은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매체와 공유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위성은 지난 20일·23일·25일 세 차례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의 미 공군 기지인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촬영했다.
이후 이 기지는 27일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번 촬영은 공격 준비, 두 번째는 모의, 세 번째는 1~2일 내 공격 임박 신호”라며 러시아가 수집한 정보를 이란과 공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해당 브리핑에는 위성사진 자체나 정보 입수 경로가 포함되지 않았고, NBC뉴스 역시 이를 독자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BBC·CNN 등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2명의 미군이 부상을 입고, KC-135 공중급유기 등이 손상됐다.
특히 미 공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E-3 센트리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 1대가 파괴됐다. 가격은 약 3억 달러(약 4500억원)에 달한다.
E-3는 동체 상부의 원반형 레이더로 수백㎞ 밖의 항공기·미사일·드론 등을 탐지하고, 전장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며 공중 지휘 역할을 수행하는 ‘하늘의 눈’으로 불린다. 1970년대 도입 이후 이라크전·아프가니스탄전 등에서 운용됐지만, 적 공격으로 손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퇴역 미 공군 대령 존 베너블은 “E-3 손실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며, 보유 대수가 제한적이라 대체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위성사진 비교 결과 실제 해당 기체가 파괴된 위치도 기지 내 동일 지점으로 확인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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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보 제공 안 했다”…군사협력은 인정
러시아는 이란과의 군사 협력은 인정하면서도 미군 관련 정보 제공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군사기술 협력에 따라 장비를 공급해 왔지만 정보 제공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N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이달 초 러시아가 중동 내 미군 위치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미국산 요격미사일이 걸프 지역으로 전용될 가능성에 대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서방 무기 지원은 러시아에 맞서는 데 핵심”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가능성을 우려했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와 방산 투자 협정을 체결하며 자국 방공 기술 협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동 장기전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 상승과 일부 제재 완화로 러시아 수익이 늘고, 이는 다시 무기 생산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란 전쟁 여파로 미·러·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 내 3자 협상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는 터키·스위스 등 제3국에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