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이 초래한 ‘포장재 대란’이 소상공인과 관련 업계 전반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성명서를 통해 “‘포장재 대란’으로 소상공인들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부와 배달 플랫폼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중동전쟁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등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두배로 올랐고, 이에 따라 현장에선 ‘포장 용기 가격이 40% 넘게 올랐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배달 비중이 높은 외식업과 카페, 동네 슈퍼 등 소매업 소상공인들은 배달 용기와 비닐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놓였다”며 “급격한 원가 상승에도 판매가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렵다보니 진퇴양난의 위기에 내몰렸다”고도 했다.
실제 배달·테이크아웃 중심 카페와 식당에선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안은주씨는 “디저트를 담는 포장 용기 한 박스(500개) 가격이 지난달 8만1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올랐다”며 “제품에 따라 20~50%가량 상승해, 더 오르기 전에 많이 사둬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도 “포장 용기 업체에서 ‘다음 달부터 가격이 더 오른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추가 주문했다. 부피가 커 보관도 어렵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용기 및 비닐 포장재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영세 업체인데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생산량이 줄고 가동률도 떨어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90%가 20인 이하 영세 사업자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재기가 늘면서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한시적으로 구매 수량 제한을 시행했다.
식품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포장재 재고가 한두 달치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어서다. 업계에선 4월이 지나면 식품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라면이나 과자 포장재를 비닐 대신 종이로 바꾸는 건 현실성이 낮다”며 “설비도 바꿔야 하고, 식품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와 뷰티 업계 역시 같은 이유로 대체 포장재를 찾기가 어려워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