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절도" vs "폐기"…음료 3잔 가져간 알바생 '횡령 혐의' 논란

중앙일보

2026.03.30 05:37 2026.03.30 06: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미지. [중앙포토]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이 일하던 카페에서 음료 3잔을 무단으로 가져간 혐의로 점주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 커피 등 음료 3잔 횡령 혐의 송치

3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충북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던 A씨(21)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지난 2월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매장에서 퇴근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1만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무단으로 제조해 챙겨나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제조 과정에서 잘못 만든 음료를 폐기 처분하려 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점주 측은 “커피 1잔을 손에 들고, 음료 2잔을 포장해 캐리어에 든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봤을 때 절취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프랜차이즈 카페 B매장에서 일하며, 일손이 달리는 C매장에도 가끔 일을 도우러 갔다고 한다. C매장에서 근무한 건 15일 정도다. A씨가 음료 3잔을 횡령한 혐의로 논란이 된 곳은 C매장이다. 경찰은 횡령액이 소액인 점 등을 고려해 당초 A씨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점주는 처벌 의사가 명확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 요건이 되지 못했다”며 “범죄 금액이 아무리 소액이라도 혐의가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냐. 증거를 토대로 송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C매장 점주의 보복성 고소를 의심한다. 이 일이 있기 전 같은 프랜차이즈 B매장 점주는 A씨의 절도 의혹과 관련해 A씨와 실랑이를 벌였다.
충북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B매장 점주는 “A씨가 약 5개월간 근무하면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음료를 계산하지 않고 마셨다”고 주장했다. B매장 점주 측 변호인은 “A씨와 같이 일했던 직원 여럿이 점주에게 ‘A가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을 계산하지 않고 먹는 것을 봤다’고 제보해 A씨를 추궁한 적이 있다고 한다”며 “당시 A씨가 반성문을 적으며 112개가량(35만원 상당)의 커피와 디저트 등을 무단으로 가져가거나, 먹었다고 썼다. 이 일로 B매장 점주에게 합의금 550만원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다른 점주와도 마찰…알바생 "강요 협박에 반성문"

이에 대해 A씨는 “수험생이던 당시 업주의 강요와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성문을 쓰고 합의했던 것”이라며 “공무원을 희망하는 저의 상황을 악용해 '절도죄가 성립하면 대학에 가지도 못하고, 공무원도 될 수 없다'고 협박해 없는 죄를 실토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말 B매장 점주를 공갈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B매장 점주의 협박 혐의가 수사 중인 와중에 지난해 12월 초 C매장 점주가 횡령 혐의로 나를 고소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두 달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B매장 점주는 공갈·협박 혐의 혐의에 대해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그의 법률대리인 측은 “피해자인 점주가 되레 가해자가 돼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피해 점주는 해당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어떠한 협박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종권([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