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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란초교 오폭, 인도적 차원서 비중있게 다뤘어야

중앙일보

2026.03.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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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 중앙일보를 말하다

지난 24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제72회 독자위원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유재연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 최현철 중앙일보 편집국장대리, 오세정 위원장(전 서울대 총장),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 홍지혜 마이아트컴퍼니 대표, 김주형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장. 김종호 기자
제72회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지난 24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오세정 위원장(전 서울대 총장)의 사회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AI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기획과 전쟁을 인물 중심으로 분석한 보도에 대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쟁 보도에서 인도주의적 관점이 부족하고, 서방 중심 시각에 치우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BTS 공연과 관련해 좀 더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와중에 중앙일보가 적절하고 상세한 보도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특히 16일 자 ‘65만원 벌었는데 기름값이 38만원…덤프트럭 기사 남는게 없다’, 19일자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무슨일이’ 등에서 전쟁에 따른 민생과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짚어준 점이 좋았다. 다만 5일자 1면 ‘12.06% 폭락, 9·11 때보다 더 아팠다’, 10일자 1면 ‘4차 오일 쇼크 공포 덮쳤다’ 등의 제목은 국민 불안을 더 키우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19일자 ‘퇴직해도 연금 받을 때까지 붓는게 유리?…69년생 이후는 꼭 그렇지 않다’ 기사는 1960년생 이후 퇴직자가 많은 상황에서 중요하고 좋은 기사였지만 다소 부정확한 수치가 포함됐다. 숫자가 들어가는 보도는 특히 더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중앙선데이 21일자 1면 ‘질문하는 인간, 생각하는 AI’ 기획은 최근 AI 열풍 속에서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지적한 훌륭한 기사였다. 전쟁 보도 가운데 더중앙플러스 ‘더 스트롱’ 기획을 통해 모즈타바, 네타냐후 등 핵심 인물을 분석한 기사들이 좋았다. 다만 미군이 초등학교를 오폭한 사건 등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더 비중 있게 다뤄졌어야 하는 사안이었다. 전쟁은 결국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따르는 일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보도에 임했으면 한다. 19일자 지면에는 1면 ‘K에너지 쇼크, 4월 위기설’, 2면 ‘K정체성 띄운 BTS’ 등 제목에 K가 붙은 표현이 네 번이나 등장했다. 민족적 자부심을 강조하는 표현이지만, 오히려 한국의 위상에 방해가 되는 용법일 수 있다. 어느 때 ‘K’를 붙이는 게 적절한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유재연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이번 달은 ‘더 하우스’ 투자사 탐구, ‘팔란티어 연구’, 하메네이 관련 ‘더 스트롱’ 시리즈 등 볼거리가 풍부해 독자를 오래 머무르게 하는 신문이 됐다고 느꼈다. 다만 전쟁 보도 관련해서는 사진 출처가 서구 통신사에 집중된 점이 아쉽다. 실제 현장과 거리감 있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현지 언론 등 당사자성이 더 반영된 이미지를 적극 탐색할 필요가 있다. AI로 인한 일의 미래를 다루는 기사가 계속 나오지만, 청년에 집중된 충격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기사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17일자 경제 2면에 ‘AI로 논문 다작 vs 홀로 1편 완성…누가 더 좋은 연구자인가’ 기사에선 논문의 양으로 연구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의 지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앙일보 차원에서 이야기되면 좋겠다. 4~6일자 ‘알파고 쇼크 10년’ 기획은 앞부분은 좋았지만, 마지막이 익숙한 정책 제언으로 정리돼 아쉬웠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장=16일자 ‘AI에게 공격 권한 줬더니, 21번 중 20번 핵 버튼 눌렀다’ 기사는 AI를 전장에서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일깨우는 기사로서 유익했다. ‘미 “뱀의 머리 잘랐다”…미 작전 지휘관 AI’(3일자 1면) 기사는 제목만으로는 의미가 명확지 않고, ‘잘되면 이슬람공화국 2.0…안되면 시리아 시즌 2’(4일자 5면) 기사에서 말하는 내용은 이라크인데 제목이 시리아로 뽑히는 등 제목과 기사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눈에 띄었다. 12일자 18면에 실린 ‘김정은 연구’ 기사는 야심차게 잘 작성된 기사였지만, 김정은의 네 가지 시기의 주요 키워드로 제시된 것 중에 실제로 대표성을 갖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다.

▶김주형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전반적으로 개헌 논의를 충실히 짚어주고 있지만, 관련 보도가 우원식 국회의장 등 인물 중심으로 개인화돼 실제 어떤 내용이 논의되는지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 권력 구조 개편, 선거제도 문제 등은 이번 개헌 논의에서 빠져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부족하다. 지방선거 보도 역시 공천 갈등과 후보 동향이 중심인데, 지방 권력 구조 등 넓은 맥락에서 분석하는 보도가 강화되면 좋겠다. 방탄소년단(BTS) 관련 보도는 공연 전에는 일주일 동안 분위기를 띄우는 기사가 쏟아졌지만, 이후엔 광화문 통제 등 다양한 논란을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의 공공성 관련해 여러 층의 감각이 충돌한 사례였다. 향후라도 사회적 의미를 재조명하면 좋겠다.

▶홍지혜 마이아트컴퍼니 대표=문화예술 기사는 전반적으로 관점이 강화되고 사회·경제와 연결된 해석이 늘어난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다만 ‘K프레임’이 과도하게 반복되면서 개별 작품의 맥락보다 ‘K’라는 틀로 묶는 방식은 단조롭게 느껴졌다. BTS 관련 기사 대부분이 K헤리티지와 과도하게 연결하려 시도해 아쉬웠다. 오스카 관련 보도 역시 13일자 ‘케데헌 말고 또 있다…오스카 겨눈 K컬처’ 등에서 K컬처 프레임을 반복한 점이 아쉬웠다. 앞으론 개별 작품의 맥락과 산업 구조를 함께 분석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19일자에 실린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 관련 기사는 지금 이 전시가 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지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했다.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생활 밀착형 기사들이 인상적이었다. 2일자 ‘“진통제가 반값” 창고약국 인기…9개월만에 30개 늘었다’ 기사는 보도자료 없이 취재한 사례로 의미가 있었다. 4일자 ‘떡 본 김에 떡라면 내놨다, 쌀회장님 970억 전설’ 기사는 쌀 소비 정책과 연결하면 더 확장될 수 있는 좋은 사례였다. 10일자 ‘대미투자법, 국회 특위 만장일치 통과’ 기사는 중요성에 비해 지면 비중이 작았다. 13일자 경제 2면 ‘라면, 식용유, 과잣값 줄줄이 내린다’ 기사는 예전 같으면 이런 식의 정부 물가 개입에 대한 비판이 나왔을 사안인데, 긍정적으로만 다뤄져 아쉬웠다.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BTS 광화문 공연은 공공성과 사기업 이익 사이의 균형 문제를 드러낸 사례였다. 향후 유사 사례에 대비해 긍정적·비판적 측면을 함께 다루는 종합 기획이 필요하다. 사고 보도에서 ‘예견된 인재’ 같은 표현은 사후적 비난에 그칠 수 있어 지양했으면 한다. 최근 대전 자동차 공장 화재 관련 23일자 기사에도 ‘예견된 인재’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런 접근은 구조적 원인 분석보다 감정적 접근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사법 개혁 관련해 법안 통과 후에 비판적인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통과 전에 더 많이 나올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서면 의견)=동계 패럴림픽 보도의 전반적인 양과 배치 모두 부족했다.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운 김윤지 선수에 대한 보도는 16일자 하단에 실렸다. 상단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인해 단종 열풍이 분다는 기사가 2배 크게 실렸다. 스포츠 선수의 주요 성과임에도 지면에서 충분한 비중을 할애받지 못했다. 16일자 ‘뒤로 가는 K스포츠’ 기획은 한국 스포츠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다각도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다만 원인 분석이 제한적이었다. 한국 스포츠가 이런 모습이 된 데에는 언론에서 스포츠 저널리즘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 12~13일에는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렸는데, 중앙일보는 이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전쟁 관련 보도는 서방 중심 정보원에 편중돼있고, 인도주의적 접근이 약하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현장 시민, 피난민 등은 거의 등장하지 않아 아쉽다.

▶오세정 위원장=1면 사진 선택이 몇 차례 아쉬웠다. 6일자 ‘이란 군함 침몰 순간’, 9일자 ‘전사자에 트럼프 거수경례’ 등은 사진은 흐릿해 전달력이 떨어졌다. 10일자 ‘테헤란엔 지금 기름비가 내린다’ 사진도 직관적으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다. 10일자에 실린 팔란티어 관련 기사는 전쟁과 AI의 결합이라는 중요한 이슈를 잘 짚었다. 10일자 ‘김현철의 퍼스펙티브’, 11일자 AI와 일자리 관련 ‘더롱뷰’ 기사도 좋았다. 다만 이들 기획의 문패가 ‘퍼스펙티브’, ‘롱 뷰’ 등으로 제각각이라 독자가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기획별 성격과 형식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남수현.전보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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