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다. 그런데도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분열까지 됐다.” 대통령직 퇴임 후 처음으로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수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는 적확하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 치른 2024년 총선에서 대패하고도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더니 비상계엄에 이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내부 분열에 빠져 있다.
국민의힘은 ‘절윤’ 결의문을 채택하고도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 내보낼 참신한 청년 광역의원 후보를 찾겠다며 진행한 청년 오디션 결과만 봐도 그렇다. 폭행 전력과 윤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방송인 이혁재씨가 심사위원을 맡은 것부터 빈축을 샀다. 이씨는 “서부지법 사태로 구속 수감된 청년들이 있다”거나 “아스팔트 위에서 시위하는 청년도 우리의 자산”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급기야 최종 우승자 10명 중에 부정선거론 주장자나 비상계엄 옹호 인사가 포함됐다. 보수 정당이 살아나려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로 나아가라는 이 전 대통령의 조언을 새겨야 할 것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것을 비롯해 국민의힘의 분열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기도지사 후보에 내보낼 중량급 인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공천 잡음만 곳곳에서 불거지면서 텃밭으로 꼽힌 대구에서조차 여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설상가상으로 보수 야권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 온 70대 이상과 20~30대에서도 지지율 이탈 조짐이 확연하다.
탈원전 철회, 북극항로 개발, 자원외교 등 과거 보수 정권이 폈던 정책을 이재명 대통령이 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용기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 부양과 부동산 안정 등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보수 야당이 지금처럼 분열된 상태로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