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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부겸 "대구가 왜 국힘 지켜야하노, TK통합 재추진 할 것"

중앙일보

2026.03.30 13:00 2026.03.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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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앉자마자 "대구 시민들한테 내가 쓰임새가 있을지, 그 쓰임새가 있으면 써 달라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우상조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2022년 총리 퇴임 후 4년만의 정치 현역 복귀전이고, 12년만의 대구시장 재도전이다. 김 전 총리는 2012년 3선 했던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에 첫 발을 내딛었고 그간 4전 1승(1승은 2016년 20대 총선)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선언 하루 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시장이 된다면 곧바로 대구·경북(TK) 양쪽에 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빠른 시간 내에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절차를 밟겠다”며 지선 전 추진이 무산된 대구·경북 행정통합 재추진 계획을 구체화했다. 김 전 총리는 “경북지사가 어떤 분이 되더라도 논의하겠다. 1년에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이라는 국가적 지원을 지역 살리기에 써야 한다는 당위는 피할 수 없다”며 “꽉 막힌 대구 신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광역단체장 간 협의는 필수”라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민주당 공천 실무와 선거 전략을 도맡은 조승래 사무총장과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 경북 영천 출신의 권칠승 의원 등이 동행했다. 뉴스1


Q : 정계 은퇴를 번복하고 출마를 결심했다.
A : “대구가 너무 힘들다. 2012년 처음 대구로 내려갔을 때 지역내총생산(GRDP)이 10년 넘게 전국 꼴찌였다. 지금은 30년째 전국 꼴찌다. 기초 단체인 성남시의 GRDP가 150조원이 넘는데, 광역시인 대구 전체가 80조원에 조금 못 미친다. 아파트값만 봐도 서울의 3분의1 수준이다. 국민의힘이 TK주민들의 오랜 믿음의 대가로 내놓은 결과가 그거다. 뭘 했나. 신공항·행정통합 등 ‘메가 공약’이 줄줄이 엎어지다보니 대구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더 외면할 수 없다는 책임감이 크다.”


Q : 마음을 돌린 계기는 언제인가.
A : “이해찬 전 총리 장례 기간이 결정적이었다. 상주 역할을 하면서 종교적 신념을 가진 몇몇 선배들마저 ‘어떻게 이 판국에 혼자 살 생각만 하냐’고 나를 모질게 꾸짖는 걸 듣고 ‘이제 피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당의 출마 요청 움직임이 그 이후 빨라졌다.”


Q : 청와대 차원의 출마 권유는.
A : “주변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들렸지만, 실질적 교섭은 당이 주로 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나라가 망하고, 대구가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무슨 보수를 운운하나”라며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고 호소했다. 역설적으로 ‘보수 재건론’을 거론하는 동시에, 보수에 상처입은 대구 민심에 “여당 후보의 효능 가치”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리얼미터가 TBC 의뢰로 지난 28~29일 조사해 30일 발표한 대구시장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을 모두 오차범위(95%신뢰수준에 ±3.5%포인트) 밖에서 앞질렀다. 그 중 김 전 총리(52.3%)와 추경호 의원(36.6%) 사이의 15.7%포인트가 가장 근소한 격차였다.(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 대상 무선전화 자동응답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 전 총리(오른쪽)가 지난 1월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조문객을 맞이하는 모습. 김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현역에서 뛰기보다는 국가 원로로서 공동체에 대한 조언, 가끔 정치권에 쓴소리도 하는 선배 역할을 하려고 했는데, 선후배들의 지속적인 요청을 끝내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연합뉴스


Q : 지지율 추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나.
A : “민주당 지지율은 약간 올랐을 뿐이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자멸한 결과다. 대구 유권자들이 정말로 마음을 바꾼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보수 정당에 대해 마음이 상해서, ‘이 자식들 혼 좀 나야 돼’하는 것일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혼낼 때 ‘꼴도 보기 싫다. 집 나가라’고 하지 않나. 지지율 수치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 친구라도 나와서 대구 정치판을 흔들어달라’는 기대 아니겠나.”


Q : 2016년 총선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A : “그땐 야당이었고, 대구의 여러 지역구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일 잘하는 메기 한 마리 뽑아주면 미꾸라지들도 일하게 된다’는 전략이 통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구시장 선거에선 대구 전체를 책임지는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Q : 김부겸 대구시장의 비전은 뭔가.
A : “AI(인공지능)로의 산업 대전환이 가장 시급하다.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 정비도 뒤따라야 한다. 신공항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지 매입부터 풀어갈 생각이다. 떠나는 젊은이들을 붙잡기 위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2조원대 민관 펀드 조성도 초읽기 단계다. 무엇보다 ‘중도 실용’ 이재명 정권과의 연결고리, 심부름꾼으로 대구가 나를 쓰길 바란다.”


Q :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인한 3자 구도 가능성이 거론된다.
A : “구도는 큰 의미가 없다. 막판 보수 단일화가 될 지도 모르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 국민의힘에서는 늘 선거 막바지에 ‘이대로 우리를 버릴 것인가. 빨갱이 세상 되는 걸 두고 보겠나. 대구가 지켜야 한다’는 읍소 전략을 쓴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너그가 대구를 지켜야지 왜 대구가 너그 당을 지키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방송에서 "(김 전 총리) 사모님이 (대구시장) 출마를 절대 반대한다고 한다"고 말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발언에 껄껄 웃으며 "집사람이 인터뷰 동안 근처 찻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사람이) 우리 나이쯤 되면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 무리할 것을 걱정하긴 했다"고 덧붙였다. 우상조 기자


Q : 지역 민심의 변화를 체감하나.
A : “예전에 대구에서 ‘김 모(김부겸)를 지지한다’는 말을 소곤소곤 해야 했다. 민주당 명함을 주면 누가 볼까 숨기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요즘은 지역 지지자들이 ‘금마 뭐 하니, 금마 나오면 나 좀 찍을란다’고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는 한다.”

김 전 총리는 인터뷰 말미에 중동 상황을 거론하며 “지금은 (여야가) 따로 살아도 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양당 모두 열혈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에서 한 걸음씩 비켜줘야 한다”고 했다.



Q : 대구에서 보수 진영과 소통할 계획은.
A : “홍준표 전 시장과 오래 막역한 사이다. 조만간 만날 것이다. 시장 재임 시절의 고민과 경험을 듣겠다.”

김 전 총리는 1995년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값이 높아진 홍 전 시장의 자택을 찾아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통합민주당(DJ 정계 복귀 후 동교동계가 떠나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고, 이기택·이부영·김원기·노무현·유인태 등이 지킨 민주당) 합류를 설득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몇 시간 뒤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홍 전 시장은 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을 택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 “김부겸을 지지하고자 한다”는 글에 “지방선거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당장 TK 신공항도 날아간다”는 답을 달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김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정청래 대표가 어떤 대구 지원책을 약속했냐는 질문에 "지금 다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 지역주의보다 더 높은, 지역소멸이라는 절망의 벽을 넘겠다"는 포부다. 연합뉴스



심새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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