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나타내는 야수의 차다.
아스팔트가 끝나는 곳에서 오프로드 모험은 시작됐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130㎞ 떨어진 카탈루냐주 바세야(Bassella), 흙·바위·절벽과 나무가 뒤엉킨 피레네산맥 사이로 숨을 조일 듯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었다. 이곳은 카이엔 개발 초기부터 활용된 오프로드 테스트 필드다. 약 250ha 규모의 자연 지형에 급경사와 암석, 모래 구간 등 다양한 극한 코스가 갖춰져 있다.
카이엔은 질퍽이는 흙길에서 급커브를 그린 뒤, 90도에 가까운 경사길을 지나,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멈춰섰다. 밀리는 느낌이나 힘이 과도하게 튀는 일도 없었다. 다른 차량이라면 진흙탕 한가운데에서 허우적댈 상황이지만 스티어링휠(운전대)과 타이어의 그립감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됐다. 이 차에 적용된 ‘오프로드 패키지’ 덕분이다.
덜컹거리는 돌길 위에서 스피드를 유지하며 달릴 때도 실내는 험로를 달리고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오프로드를 함께 주행한 다리오 가르시아 스포츠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이게 (내연차가 아닌)전기차의 퍼포먼스라는 게 믿어지느냐”며 “직접 몰아보니 균형이 잘 잡힌 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관은 더 낮고, 더 넓고, 더 날카로워졌다. 차체는 길이 4985㎜ 너비 1980㎜로 넉넉하게 설계됐는데, 휠베이스(축간거리)까지 기존 모델보다 13㎝ 늘려(3023㎜) 실내 활용도까지 높아졌다. 솟아오른 헤드램프 아래로 ‘액티브 냉각 공기 플랩’이 자리잡으며 전면부를 한층 단단하게 완성했다. 프레임 리스 도어와 측면을 따라 이어진 라인은 카이엔이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걸 실감 나게 한다. 운전자 앞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의 곡면 디스플레이는 실내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포르쉐는 올 하반기 동북아시아 시장 중 처음으로 한국에 ‘카이엔 일렉트릭’과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데, 포르쉐 측은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기본모델이 1억4230만원, 터보모델이 1억896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