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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출생시민권은 노예 자녀용”…중국 부자 겨냥 ‘인종차별 논리’ 소환

중앙일보

2026.03.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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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의 적법성을 따지는 연방대법원 변론을 앞두고 제도 자체를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이 남북전쟁 직후 노예 자녀를 위해 도입된 것일 뿐, 중국 부자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출생시민권은 터무니없이 자녀가 미국 시민이 되기를 바라는 중국이나 나머지 지역 부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 노예들의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논의까지 하며 중시하는 전 세계 유일한 국가”라며 출생시민권 도입의 역사적 맥락을 내세웠다.

실제로 미국 내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수정헌법 14조는 1868년 흑인 노예와 그 자녀들의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채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조항이 일시적·불법적 체류자의 자녀에게까지 시민권을 주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1898년 중국 이민자 자녀의 시민권을 인정한 ‘웡 킴 아크’ 판례를 뒤집기 위해 “중국인은 시민이 되기에 충분히 문명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19세기 인사 프랜시스 워튼이나 인종분리를 주장한 알렉산더 포터 모스 변호사의 논리까지 소송 서류에 포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을 설득하기 위해 19세기 후반의 인종차별적 논리를 무리하게 끌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서도 재차 불만을 표시하며,이틀 뒤인 4월 1일 예정된 출생시민권 변론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진보 성향 대법관은 물론, 스스로를 노예의 후손이라 밝혀온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법관 과반이 이념적 스펙트럼을 넘어 출생시민권을 재정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반대 의견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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