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상전 안 할 것…호르무즈 봉쇄 해제·이란 핵능력 제거할듯"
"트럼프 최선의 선택은 베네수엘라 모델…그러나 상황 만만치 않아"
SCMP "美정예병력 중심 파병, 장기적 저강도 분쟁 가능성 키워"
"美 지상전 안 할 것…호르무즈 봉쇄 해제·이란 핵능력 제거할듯"
"트럼프 최선의 선택은 베네수엘라 모델…그러나 상황 만만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예부대 중심의 병력을 파병함으로써 이란 전쟁을 장기적인 저강도 분쟁으로 끌고 갈 가능성을 키운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지상전을 치를 규모에 훨씬 미달하지만 해병대·공수부대·특수부대 중심 병력을 파병해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제한된 군사력과 비군사적 수단으로 분쟁을 장기화할 의도를 보인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이란 전쟁이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지구 전쟁처럼 대규모 공세 이후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미군은 육군 정예 82공수사단 2천명, 해병대와 해군네이비실 대원 3천500명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이란 주변 중동에 배치한 상태다.
미군의 제럴드 R 포드함과 에이브러햄 링컨함 등 항공모함 2척이 중동 작전 지원을 위해 배치돼 있고, 조지 H.W. 부시 항모가 현재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30만명,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 주도 연합군이 초반 병력 23만명을 투입한 것과 비교할 때 훨씬 작은 규모다.
이란이 산맥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고원과 사막이 혼재한 미국 본토의 3분의 1 면적이고 인구가 9천300만명에 달하는 '중동의 대국'이라는 점에서, 5만명의 미군으로 지상전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홍콩대 현대중국세계연구센터 설립자인 리청 교수는 "현재 미군 규모로 볼 때 특정 지역에 대한 맞춤형의 선별적인 단기 군사행동은 가능하지만, 지상전을 벌일 규모는 아니며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짚었다.
미군 5만명 병력은 이란 수중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확보하고 페르시아만의 이란 석유기지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이란이 그동안 축적해온 우라늄 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의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미군이 이란전쟁에 정예 부대 중심으로 파병하는 건 베트남전·아프가니스탄전처럼 장기화하고 소모전이 심한 전쟁을 피하려는 의도"라면서 "지상전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홍콩 거주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특수부대에 부여하는 작전 임무는 주요 세력의 지도부를 제거하고 대안 정권을 수립하며, 핵심 목표물을 장악하면서도 전쟁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군사전문가인 상하이정법대의 니레슝 정치학과 교수는 리청 교수의 견해에 동의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최선의 전략적 선택이 '베네수엘라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모델은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강력한 무력 개입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고 대안 지도자를 세워 석유를 통제한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한 달을 넘긴 집중 공격에도 이란의 저항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폭사시켰지만,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해 저항의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란 전쟁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SCMP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군사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말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연기한 후 5월 14∼15일로 정한 방중 일자를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이란전쟁을 장기적 저강도 분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방중 전에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종료하려 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이란 정권 교체는 어려워 보이는 만큼 전쟁 목표를 제한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로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거나 이란의 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은 향후 몇 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