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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지원, 영화관 할인쿠폰 600만장…지출 살펴보니 [2026년 추경안]

중앙일보

2026.03.30 20:32 2026.03.3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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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대기업 연계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영화관 할인쿠폰 600만 장도 풀린다.
정부가 중동사태 대응을 위해 31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예산만 1조9000억원이 담겼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실시한 27일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뉴스
정부가 31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고유가 직접 대응 예산뿐 아니라 청년 창업, 문화 산업,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전환 지원 사업까지 대거 담겼다. 중동발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경기 부양과 산업 육성 사업을 한꺼번에 얹은 추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안정 추경 2조8000억원 가운데 가장 큰 몫은 청년 창업과 일자리 지원에 간다. 관련 예산은 1조9000억원으로 이 중 9000억원은 창업 등 스타트업 붐 조성에 투입된다. 유망 창업가 300명에게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나머지 9000억원은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으로 채웠다. ‘쉬었음’ 청년들을 대상으로 대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한다. 체납관리단 9500명, 농지특별조사 5000명, 사회연대경제 일경험 3500명 등 공공·가치창출형 일자리 2만3000개를 늘리는 계획도 포함됐다.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대응을 위한 추경에 단기 공공일자리 확대 방안까지 함께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도 이번 추경을 통해 10곳에서 15곳으로 확대된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1인당 월 15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2년간 지급하는 정책이다. 향후 대상이 전체 군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매년 조 단위 재정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 부담 우려가 제기돼 온 사업이다.

추경에는 문화·관광 지원 산업도 대거 담겼다. 정부는 고물가 부담 경감 예산 1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영화관·공연장·숙박업체 할인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문화·관광 분야 할인에도 586억원 예산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361억원은 600만 명을 대상으로 1회당 6000원 영화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김주원 기자
정부는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문화·관광 소비가 먼저 위축되는 만큼 관련 업종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반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전 세계적으로 K컬처라고 한국 문화가 각광받는데, 국내 문화·예술 기반이 붕괴되면 큰일 아니냐”면서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는데,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보자”고 말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산업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안정 명목으로 2조6000억원 예산이 잡혔지만 고유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사업도 적지 않다. 고유가 대응 추경이라지만 정작 직격탄을 맞는 기업·산업 지원 예산은 1조1000억원만 편성됐다. 전체 추경 규모가 26조2000억원인 데 비해 직접 업종 지원은 상대적으로 얇다.

재생에너지와 문화 산업 육성 등 신산업 전환 예산은 8000억원 규모로 반영됐다.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에서 700개로 늘리고,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10만 가구 보급, 전기화물차 추가 보급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영화 제작 지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추가 지원 등 문화산업 육성 예산은 2000억원이 책정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는 “추경 편성이라면 취약계층과 피해기업에 좀 더 집중된 지원을 하는 게 맞다”며 “고용 부문이 걱정되면 고용 유발 효과 큰 건설업이나 제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현금성ㆍ지역밀착형 사업까지 추경에 담기면서 선심성 예산 논란도 나온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문화산업 등은 일자리와 내수 경기 활성화와 연결돼 있다”며 “외부 충격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역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추경”이라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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