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지난해 매출 3239억원을 기록, 침대 업계 1위를 수성했다. 지난 2023년 매출 1위였던 에이스침대를 역전한 뒤 3년 연속이다. 소비 심리 위축·고환율로 침대 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드리운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뷰티레스트 블랙 등 고가 침대 시장에서의 비교 우위, N32 등 젊은 독립 브랜드의 약진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침대 업계 매출 주춤
시몬스는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회사 측은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지속 ▶인건비 증가 등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침대 업계 양강인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173억원을 기록했다. 에이스는 지난해 자코모·에싸 등 가구 부문 매출 집계 방식을 기존 판매 수수료에서 직매입을 통한 전체 매출로 변경했다. 매출 늘리기 초강수에도 침대 부문 매출만 6% 이상 떨어지면서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다.
━
양극화 심화, 프리미엄 승부
시장에선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침대 업계 양극화 신호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면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수입 브랜드 등 고가 침대 시장이 성장하는 동시에 코웨이·쿠쿠 등 저렴한 가격대의 렌털 매트리스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렌털 매트리스는 주로 100~300만 원대 중저가 매트리스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중간 가격대의 침대 시장이 사실상 실종한 가운데, 시몬스의 고급화 전략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몬스는 1000만~3000만 원대의뷰티레스트 블랙 등 최고급 라인으로 명품 침대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뷰티레스트 블랙은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월평균 200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2023년 월 300개, 올해 3월 처음으로 월 500개 판매고를 돌파했다.
프리미엄 침대의 대표주자로 시몬스는 연구개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도 확대했다. 시몬스의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15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식을 가늠하는 기부금 역시 전년 대비 19% 증가한 17억7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외형 성장은 다소 더뎠지만 품질 혁신과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화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다변화한 소비자 취향 잡는다
양극화와 더불어 최근 침대 시장에선 다변화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자부터 친환경 등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모션 베드처럼 일상에서의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까지 취향이 세분화한 것. 이는 침대 시장이 단순 가구 소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몬스는 지난 2022년 출시한 비건 매트리스인 N32로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전 제품 비건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시몬스에 따르면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인 N32 라인 중 전동침대 ‘N32 모션 베드’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N32 쪼꼬미’도 출시했다. N32쪼꼬미는 기존 매트리스와 동일한 기준으로 설계된 작은 크기의 펫 전용 매트리스다.
소비 양극화 속에서도 숙면의 가치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매트리스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인사이드 마켓 리서치 컨설팅(IMARC) 그룹에 따르면 국내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024년 7억 809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도달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73%로 2033년에는 14억 9782만 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