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대한항공도 손들었다…중동 전쟁에 항공업계 비상경영 확산

중앙일보

2026.03.30 23:1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항공사들이 운항편을 줄이고 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대책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30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대한항공이 중동 전쟁 여파로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까지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항공업계 전반으로 비용 절감 기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3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우기홍 부회장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오는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공지에서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4월부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며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 부회장은 “4월 급유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사업계획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매월 막대한 연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이후 항공업계에서는 비상경영 체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LCC인 티웨이항공이 지난 16일 가장 먼저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5일 전사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잇따른 비상경영 선언은 국제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겹친 영향이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유류비는 통상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주요 지출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환율 상승은 비용 부담을 추가로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와 환율은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유가가 1달러 오를 경우 연간 약 465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도 약 550억원 수준의 손익 영향이 생긴다.

일부 항공사들은 운항 축소로 대응에 나섰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 등은 4월 이후 운항편을 줄이며 사업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고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비상경영 체제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하지 않았더라도 대부분 항공사가 지출 축소와 투자 조정에 들어간 상태”라며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이어지면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