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상연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수장으로 맞았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종근당홀딩스 대표,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를 지냈다. 박재현 전 대표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 29.83%)과 갈등을 빚으며 연임에 실패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총이 끝난 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로서 한미약품을 분석하고 연구한 경험이 있다”며 “창업주의 경영 이념을 반영해 한미약품을 명실상부 국내 1위 제약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황 대표를 비롯한 신임 이사 4명도 선임됐다.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국민연금공단(지분 11.25%)의 반대에도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같은 날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과 함께 ‘4자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라데팡스는 지난 2023년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안을 설계하는 등 고(故)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법률·상속 자문을 맡아 왔다.
지주사 이사회 입성에 성공한 김 대표는 모녀 측과 함께 최대주주인 신 회장을 견제하며 그룹 경영 전반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지난해 라데팡스와 모녀 측은 신 회장이 4자 연합의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며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오는 5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