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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인 효과’ 노린다…스포츠 중계 경쟁 벌어진 OTT

중앙일보

2026.03.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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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스포츠 중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시즌 내내 팬들을 잡아두는 ‘락인 효과’ 측면에서 일회성 성격이 짙은 공연이나 영화·드라마보다 스포츠의 위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수많은 야구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주말 이틀간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가 전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뉴스1]
넷플릭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식을 시작으로 스포츠 중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맞붙은 개막전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한 이정후 선수(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출격해 국내 팬들의 관심도 컸다. 넷플릭스는 오는 7월 13일 T-모바일 홈런 더비, 8월 13일 MLB 앳 필드 오브 드림스(MLB at Field of Dreams)도 중계한다.

넷플릭스는 OTT 시장에서 스포츠 중계 경쟁에는 뒤늦게 뛰어든 후발 주자다. 미국에선 아마존프라임이 2017년 미국프로풋볼(NFL) 선데이 나이트 풋볼 중계를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미국프로농구 등으로 영토를 넓혀왔다. 국내에선 티빙이 2024년부터 한국프로야구(KBO), 쿠팡플레이가 2022년부터 K리그,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한국 e스포츠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LoL KeSPA Cup) 등을 중계했다.

스포츠 중계는 인기 콘텐트가 없는 공백기에 스포츠팬을 플랫폼에 가두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락인 효과’는 입증됐다. 티빙은 지난해 5월 KBO 중계로 한 달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731만명을 넘기며 넷플릭스(1118만)와 격차를 387만명까지 좁혔다. 그 해 2월 야구 비시즌 기간엔 600만명 이상 벌어져 있었다. 올해도 OTT 중 유일하게 WBC 경기를 중계해 신규 가입자가 늘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3월 주말 평균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2월 대비 약 22% 증가했다. 티빙 관계자는 “3월엔 WBC에 이어 KBO 시범경기도 있었는데, 두 야구 콘텐트가 이용자 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고 수입 극대화 …'보편적 시청권'은 한계

일본어로 된 2026년 '넷플릭스 해지' 최신 버전. WBC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한 일본인들을 위해 해지 방법을 안내하는 최근 영상과 게시물 중 하나다. [사진 유튜브 캡처]
생중계 콘텐트의 광고 단가가 VOD 콘텐트에 비해 높다는 것도 OTT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넷플릭스가 2022년 11월 도입한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억9000만명에 달한다. 전 세계 가입자 3억2500만명 중 58%에 해당한다.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15억 달러(약 2조원)로, 전년 대비 2.5배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30억 달러(약 4조 원)다. 조영신 동국대 영상대학원 대우교수는 “과거 TV 프라임타임 시간대 광고처럼 라이브 스트리밍 광고 단가가 높다”며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도입 이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풀이했다.

‘보편적 시청권’ 문제는 OTT의 스포츠 중계의 한계로 지적된다. 최근 일본에선 넷플릭스가 WBC를 독점 중계해 논란이 일었다. 통상 스포츠 중계권은 TV 시장과 뉴미디어(OTT 포함) 시장으로 나뉘어 판매되지만,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TV와 OTT를 통틀어 독점으로 WBC 전 경기를 중계하면서다. WBC를 유료로 시청해야 한다는 사실에 고령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어났고, 젊은 층에서도 일본팀이 8강전에 탈락한 직후 넷플릭스 구독 취소 인증 운동을 벌어지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OTT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지상파 TV 등과 함께 중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향후 스포츠 중계를 독점한 상태에서 구독료를 올리면 반발로 인한 이탈자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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