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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부동산 개발로 돌파구…서울 영등포에 ‘한강뷰’ 아파트 시행

중앙일보

2026.03.31 01:32 2026.03.3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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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롯데캐슬 아파트 건본주택 전경. 뉴스1

롯데그룹이 부동산 개발로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물산을 통해 아파트를 시행, 수익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그룹 내 유통업과 연계한 상업시설 개발은 진행했지만, 롯데건설이 아닌 자회사가 아파트 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롯데물산은 롯데칠성이 보유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일대 토지·건물을 2800억원에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는 부동산 매수 목적을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이라고 명시했다.

이 땅은 2만1120㎡(약 6400평·도로부지 제외) 규모로, 서울 한강변에 얼마 남지 않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은 200%, 건폐율은 60%다. 현재는 롯데칠성 물류센터, 차량정비센터 등만 있는 유휴지이지만, 59㎡(약 24평, 이하 전용면적)를 기준으로 5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적용 건폐율에 따라 20층 안팎으로 지을 수 있어 집 안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할 걸로 보인다.

이 땅은 롯데그룹 입장에선 놀리기 아까운 땅이었다. 2021년 롯데건설이 청년임대주택 1400여 가구를 지으려고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롯데물산은 그룹에서 부동산 개발 및 자산관리를 맡고 있지만, 2016년 롯데타워 완공 뒤엔 롯데타워와 롯데월드몰 관리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그룹 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유통 실적이 동시에 부진하며 위기론까지 거론되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직접 부지를 사들여 부동산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이 아파트를 지을 예정인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부지. 네이버지도 캡처

이번 개발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초 롯데물산 대표로 장재훈 대표를 영입할 때부터 밑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2018년부터 6년간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인 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를 지낸 부동산 투자 전문가다. 롯데물산 대표를 맡은 뒤 2년간 꾸준히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휴지 등을 살피며 개발 가능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평동5가 일대 아파트 시세(입주 30년 차 단지)는 59㎡ 기준 13억원선이다. 롯데물산이 이곳에 지을 아파트는 새 아파트고 한강 조망권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15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을 할 경우 분양대금으로 8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기본형 건축비가 3.3㎡당 734만원인 점을 고려해 3.3㎡당 건축비를 1000만원이라고 한다면 땅값과 건축비, 금융비용·운영비 등 기타 사업비를 제하고도 4000억원이 남는다.

롯데물산이 이 아파트를 일반 분양 하지 않고 민간 임대 아파트로 지으면 월세를 받아 임대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최대 10년간 임대로 운영하다가 임대 기간 종료 후 시세대로 매각하면 된다.

눈에 띄는 것은 유통업과 연계한 쇼핑몰이나 리조트 같은 상업시설 개발이 아닌 아파트 시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시행사(디벨로퍼)는 부지 매입부터 개발 계획 수립, 임대, 분양, 직접 운영까지 총괄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그동안은 직접 들어가서 장사하기 위한 상업시설을 개발했다면, 이제는 수익을 남기는 시행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최근 건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양극화 현상이 심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는 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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