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가운데 선두 주자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해외출장 의혹이 초반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구청의 여직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출장 서류에는 성별을 ‘남성’으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는 2023년 한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해외 출장을 갔다. 14번의 해외 출장 중 여성 공무원만 동행한 출장은 그때가 유일하다”며 “제가 제보자로부터 받은 ‘공무출장 심사의결서’에는 해당 직원의 성별이 ‘남성’으로 조작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자 성동구청은 성별 항목을 가려서 제출했다”며 “여성 직원과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또는 공문서를 허위 조작한 게 아니라면, 굳이 성별을 가리고 줄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해당 여성 직원이 이후 임기제 ‘다급’에서 ‘가급’으로 다시 채용됐다. 몹시 파격적이고 이례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공무출장 심사의결서’와 ‘출장 결과 보고서’를 보면, 정 후보는 2023년 3월 1일부터 12일까지 구청 직원 A씨와 멕시코·미국을 방문했다. 1일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3일 ‘국제 참여민주주의 포럼’ 세션 발표를 하고, 이후 5일 메리다로 이동해 6일 ‘세계민주주의 도시 서밋’에서 발표를 했다. 7일 버스로 칸쿤으로 이동한 정 구청장은 현지에서 한국연수단 평가회의를 하고, 9~10일 미국 오스틴으로 이동해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를 참관한 뒤 11일 현지에서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기재돼앴다. 예산은 총 2872만원이 쓰였다.
정원오 후보 측은 “포럼 참석은 주최 측인 멕시코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이라며 “당시 김두관 국회의원과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포함된 11명의 한국 참여단이 함께 소화한 정당한 공무”라고 반박했다. “멕시코시티-메리다-칸쿤 일정을 한국 참여단 11인이 함께 소화했다. 메리다 일정 종료 후 다음 일정을 위해 경유지로서 항공편이 많은 칸쿤을 선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후보 측은 또 동행한 여성 공무원에 대해서는 “해당 업무 담당자일뿐만 아니라 참여단의 전체 실무를 담당했다”며 “단지 여성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삼는 것은 인간적 도의를 넘어선 무도한 네거티브”라고 비판했다. 성별 오기와 관련해선 “구청 측의 단순 실수”라며 “근거없는 네거티브에 대해선 응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했다. 정 후보 측은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김재섭 의원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인들도 SNS로 참전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윤희숙 전 의원은 “이런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성동 카르텔이 서울 카르텔로 거대해진다는 뜻”이라며 “막대한 금액을 쓴 국외 출장 중 2박 3일에 대해 왜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는지, 담당과가 이를 묵인하고 은폐하게 한 구조가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반면에 정 후보와 당시 동행했던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증인을 자처하며 “여직원과 단둘이 멕시코 휴양지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공격하는 건 단단히 잘못됐고 부당하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고된 일정에 국회의원, 구청장과 함께 왔는데도 이런 짠내가 나느냐며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며 “여직원, 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정치, 인격살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