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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5조 ‘역대급 이탈’…삼전닉스 23조 우르르 떠났다

중앙일보

2026.03.31 01:49 2026.03.3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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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이달 들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팔자’에 나서며 주가와 원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외국인 수급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종가 기준 5052.46으로 전장 대비 4.2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8473억원을 순매도했다. 9거래일 연속 조(兆) 단위의 순매도로, 이달 들어 사흘(4ㆍ10ㆍ18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다. 이날까지 한 달간 순매도 규모는 35조158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16조2556억원을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7조2365억원)와 현대차(2조8122억원)가 뒤를 이었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강정현 기자
윌슨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매튜 하우프트는 블룸버그에 “전쟁과 메모리(반도체)라는 두 가지 역풍이 동시에 불고 있어 현재 한국 주식에는 손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 제럴드 갠도 “전쟁이 앞으로 한두 달 더 장기화한다면, 적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한국 주식 투자를 다시 검토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증권가에서는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 성격이 짙다는데 무게를 싣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원래 반도체와 자동차 비중이 높았는데, 해당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포트폴리오에서 쏠림이 커졌다”며 “위험 관리를 위해서 (매도를 통해) 재조정이 진행된 것으로 외국인이 한국을 비관적으로 생각해서 파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4원 오른 1530.1원에 마감했다(원화값은 하락). 종가가 15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 상승 → 외국인 이탈’의 악순환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외국인 매도 압력을 키운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다시 매도를 유도한다.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한 외국인 수급 반전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4월 배당 시즌이 환율에 부담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며 배당금이 크게 늘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상장사 배당금 지급 예정액은 38조1000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 몫이 1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배당금 본국 송환을 위한 달러 수요가 4월, 특히 후반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건은 원화로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얼마나 되느냐다. 배당금 환전 대신 국내주식 재투자로 이어지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차익 실현을 위한 공격적인 주식 순매도가 아무래도 심리적이나 수급적으로 환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반대로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외국인 자금의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2조5000억 달러)과 예상되는 한국 편입비중(2.08%)을 고려하면 지수 편입에 따라 4월~11월 중 520억 달러(월간 65억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지수 편입으로 인한 효과는 ‘외국인2(또 하나의 외국인)’라고 불릴 정도로 큰 규모”라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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