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긴장속 미·영 전통적 안보협력에 균열"
FT "전통적 소통채널 좁아지고 민감한 정보공유 줄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미국과 이란간 전쟁을 둘러싼 긴장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오랜 맹방 미국과 영국의 전통적인 안보 협력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외교·국방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영국 군기지를 이란 선제적 공습에 사용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영국은 전쟁이 벌어진 직후부터는 동맹·협력국 방공 지원 차원에서 미군에 기지 사용을 허가하고 직접 이란 미사일·드론 요격에도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스타머 총리를 비난했다.
양국 안보협력에 균열 조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초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백악관이 좀 더 '이너 서클'로 운영되면서 영국 관리들은 이에 적응해야 했다. 영국 외교관들은 미 정부 내 전통적인 채널이 좁아지면서 미 정부로의 접근이 점점 더 소수의 보좌진에게 의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한 소식통은 "(미국) 고위 정치적 결정권자에 대한 접근성이 축소되고 있다"며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 본인들도 (상위 결정권자에 대한) 접근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선 제도적 연결고리와 비공식 네트워크가 양국간 '특별한 관계'의 근간인데 이것이 예전만큼 작동하지 않으면서 미국에 대해 정책적 영향력을 갖거나 미국의 결정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신뢰할 수 없게 됐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에 파견된 미국 관리들 역시 예전에는 민감한 정보가 논의되는 회의에 머물도록 허용됐지만, 이제는 나가달라는 요청을 점점 더 많이 받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에는 영국이 미 군용기에 페어퍼드 공군기지와 같은 군기지를 빌려주는 데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예전에는 도장만 찍어주는 식으로 형식적이던 승인 절차가 조금씩 까다로워지고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영국 정부 당국자는 강하게 반박했다.
세계 각국 외교관들이 트럼프 이너서클에 닿으려고 경쟁을 벌이지만, 여전히 영국 외교관의 워싱턴 내 입지가 가장 좋고 양국 관리들이 여전히 매일 접촉하며 업무를 계속한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그러나 부처 실무자들의 강력한 유대 관계도 트럼프 행정부 아래 양국관계의 긴장을 막아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리비아 오설리번 채텀하우스 국제프로그램 국장은 차고스제도 이양 문제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그는 "영국 정부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더라도 미 국무부는 이 합의를 지원할 거라고 믿었는데, 요즘엔 그런 영향이 점점 아래(주무 부처)로 내려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오설리번 국장은 공무원들이 정치 지도부로부터 신호를 받기는 하지만, 이란 전쟁을 둘러싼 백악관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혼란, 마가(MAGA) 내 분열로 미국 외교관과 당국자들도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이것이 순차로 영국 당국자들에게도 혼란을 준다고 덧붙였다.
공식적으로 양국 정부 모두 협력관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은 우리의 주요 국방안보 파트너이며 우리는 국익에 따라 깊은 협력관계를 계속한다"며 "이는 수십년간 해온 대로 영국 군기지에서 미국이 작전을 벌이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미국과 영국은 오래 지속된 강력한 국방 관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전쟁 기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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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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